[무명씨] 손톱이 내 살을 찔러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쥐어라.

똑똑한 애들만 모였다는 대학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에 사람 또한 좋아 많은 선후배동기들이 따르던 제 선배.

대학을 다니다 동생들을 거두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교수님의 도움으로 학교에 취직해 일하면서 과외하고

그걸로 모자라 번역일까지 하더군요

분명 부끄럽고 서러웠을텐데 단 한번도 열심히 임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던 선배

그 어느해보다 이번에 우리과 학생들이 우수하다고

교수님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 하는데

아마 그 선배가 우리의 귀감이 되어서 그런것일거라 다 생각했을겁니다

 

근데 이렇게 착한 선배가 노숙자가 훔친 오토바이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세상에 정말 신이란게 있는건지…

 

이제 겨우 동생들 대학 보내고 복학을 꿈꾸던

선배가 허리 아래로는 못쓰는 하반신 마비가 되었습니다

사고 낸 사람이 저러니 보상도 못받고요

 

그렇게 사람들에게서 사라져버린 선배.
우리도 딱히 뭘 할수도 없고 졸업이다 취업이다 하면서

가끔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게 전부였죠

며칠전 오랜만에 학교 동기들을 만났는데 그 선배가 번역가로 엄청 바쁘다고 하네요
후배가 우리가 졸업하고 난 후 작년 과로 그 선배가 쓴 글이 왔다면서
그 글 마지막에 이런 글귀가 있다고 다이어리에서 보여주는데
다들 신입사원에 연구원이고 그래서 힘들다 어렵다 이런 이야기가 주였는데
그 글귀를 보는 순간 정말 그 선배에 대해 다 아니까 정말 잠깐 조용해졌어요.

 

정말 힘들고 지치고 깊은 절망에 빠져서

이리저리 발버둥쳐도 도저히 벗어날수 없을것 같은 생각이 들때

손톱이 내 살을 찔러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쥐어라.

그 꽉 쥔 주먹. 그 힘과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라

그 꽉 쥔 주먹 앞엔 불가능이란 벽은 없다. 넘기에 힘든 벽만 있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