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숙] 엄마학교 서형숙 교장의 부모교육 강좌- *엄마공부

지난 2년 동안 1000명이 넘는 엄마들이 엄마학교를 졸업했다. 이곳에는 다양한 엄마들이 온다. 책을 보고 스스로 찾아오는 엄마도 있고, 시아버지나 남편이 권해서 오는 엄마도 있다. 각자 나이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마지막 강의가 끝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알맹이’들을 향해 곧장 집으로 뛰어간다는 것이다. 한두 달 강의를 들었다고 얼마나 그녀들의 일상이 달라질까. 아이는 여전히 죽어라 말을 안 듣고, 남편도 변함없이 육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 달라진 건 단 하나, 아이와 남편을 대하는 엄마의 ‘마음가짐’이다.
 
아이와의 첫 번째 약속을 기억하라
“자꾸 아이에게 신경질이 나요.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듣고, 하지 말라는 걸 하는지. 정말 뚜껑이 열릴 지경이에요.” 대개 엄마들의 푸념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러면 나는 “김치찌개 끊이다 뚜껑이 열리면 어떻게 되겠어요? 뚜껑 열리기 전에 잡으세요”라고 말한다. 보글보글 끓을 때 바로 불을 꺼야지 그대로 두면 흘러 넘쳐 가스레인지와 싱크대까지 엉망이 된다. 그걸 들어내고 닦으려면 가스불 끄기와는 차원이 다른 노력과 시간이 할애된다. 육아도 이와 마찬가지. 아이 때문에 부글거리는 속을 켜켜이 쌓아두는 것보다 그때그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현명하다. 폭발하기 전에 말이다.
자신도 모르게 자꾸 아이에게 ‘잔소리’하고,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한다는 엄마에게는 ‘첫 마음과 마지막 날’을 얘기해준다. 아기를 처음 낳았을 때 이 세상 모든 부모의 소망은 단 하나뿐이다.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
를 세고 또 세면서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 자체만으로 무한히 감격하고 감사한다. 새근새근 잠근 아기를 바라보며 “네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존재만으로도 황홀해”라는 달콤한 고백을 하지만 그 마음은 오래가기 어렵다. 옆집 아이와 키와 몸무게를 비교하고, 뒤집는 시기를 비교하고, 옹알이를 비교하게 된다. 아이가 ‘비교당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비교에서 끝나느냐? 절대 아니다. ‘왜 우리 아이는 느릴까? 나 때문일까?’라는 죄책감과 열등감은 곧 아이에게 불똥이 튄다. 그래서 잔소리를 하고, 큰 소리를 내고, 화도 낸다. 좋다. 아이를 안았을 때의 첫 번째 약속이 가물가물하다면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래도 아이를 비교할 것인가? 굳이 필요치 않은 잔소리를 늘어놓을 것인가?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도 화낼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엄마 마인드 컨트롤의 기초다.

엄마가 주는 만큼 아이도 선물을 안긴다
아기 기저귀를 갈면서 엄마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도대체 기저귀는 언제 뗄까? 이 아이를 어느 세월에 어떻게 키우나….’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한숨을 쉬는 엄마는 육아가 쓰디쓴 약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유, 예쁜 똥 쌌구나~’ 칭찬하고, 아이가 잘 먹고 소화력도 좋고 건강하니까 똥도 잘 누는 거라고 생각하는 엄마는 기저귀 한 장을 갈면서도 행복하다. 육아가 쉬운 엄마는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옹알이를 하거나 아장아장 걸음마로 엄마 품에 안기는 순간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 갓난아이의 울음은 엄마에게 ‘나 좀 봐주세요’라는 신호다.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 말을 할 수 없지만 아이는 정말 줄기차고 용감하게 자신의 뜻을 알아달라며 운다. 가령 기저귀 때문에 운다면 우유를 먹이거나 안아 일으켜줘도 절대 울음을 그치지 않고 기저귀를 갈아주어야만 비로소 울음을 그친다. 인생을 통틀어 그렇게 온몸을 다해, 진심으로 ‘나’를 원해서 우는 사람을 본 일이 있는가. 엄마란 아기들에게 그런 존재다. 일방적인 희생은 없다. 엄마가 아이에게 주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날마다 아이는 엄마에게 선물을 안긴다.

돈이 없어도 칭찬은 할 수 있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아이는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경제력으로 큰다’는 말을 자주 한다. 강남 엄마들 사이에 100만원을 훌쩍 넘는 영어유치원이 유행하고, 잠재력 계발이나 예체능 교육을 위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러 학원으로 아이들을 내몬다. 부모의 육아 원칙과 소신이 있으니 그걸 좋다 나쁘다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들은 대한민국 가정의 10%도 안 될 것이다. 나머지 대다수 엄마들은 그들의 지나친 교육열을 지적하면서도 부러워한다. ‘돈’만 있으면 나도 그런 학원에 보낼 수 있을 텐데…, 아이의 잠재된 능력을 부모가 박탈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조차 하다. 하지만 전혀 그럴 일이 아니다. 돈이 없어도 아이를 ‘칭찬’할 수 있고, 칭찬받은 아이는 행복하다.

학원에 보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무조건 학원에 보내기보다 아이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식구들과 외국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잔뜩 들뜬 딸아이는 당시 우리나라에 별로 없던 패스트푸드점이 신기했는지 들어가서 햄버거를 먹고 싶다는 게 아닌가. 한 끼 식사로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주문은 네가 할 것!’ 영어를 능숙하게는 못하지만 햄버거를 먹고 싶은 욕망이 넘쳤던 딸은 종이 한 장에 주문에 필요한 영어 단어를 한글로 적기 시작했다. 어떤 종류의 햄버거를, 어떤 사이즈의 음료수를 먹을 것인지, 먹고 갈 것인지 포장해 갈 것인지까지 말이다. 몇 번이나 내 앞에서 연습한 후 드디어 주문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외국인 무리에 합류했다. 나는 그런 아이 옆에 나는 서 있었다. 영어에 서툰 아이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만약 아이가 당황해서 뒷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서였다. 연습이 도움이 됐는지 아이는 정직한(?) 영어 발음으로도 주문하는 데 성공해 원하던 햄버거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 이후 아이는 부쩍 영어에 관심을 나타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자 영어학원에 가고 싶다고 말했고, 부담이 적은 영어회화 학원에 2년 정도 보낸 것이 지금껏 내가 한 사교육의 전부다. 하지만 딸아이는 외국에 나가거나 학회에서 영어로 발표할 때 곤란을 느낀 일이 별로 없다. 내 결론은 이것이다. 이것저것 많이 시켜도 아이가 어느 것 하나 확실히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삐를 조이듯 아이를 이곳저곳 끌고 다니는 것보다 아이가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경험’을 쌓아주는 것이 낫다. 영어학원에 쏟아 부을 돈을 가지고 1년에 한 번씩이라도 가족과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아이의 ‘영어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확신하다.

아이를 믿고, 엄마 자신을 믿어라
아이가 자라면서 집보다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 걱정이 줄기는커녕 더 늘어난다. 엄마는 아이를 너무 사랑하니까 걱정하는 것이라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내가 못미더워서 그렇다’고 생각하는게 문제다. 이 불안감이 심할수록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심 또한 많다. 자연히 잔소리가 늘고, ‘하지 마, 안 돼!’라며 제지하는 부분 또한 많아진다. 아이를 믿어라.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키운 아이는 절대 옆길로 비껴가지 않을 테니.
지금 대학생인 아들 녀석이 중학생 때 한창 PC방이 대유행이었다. 집에도 멀쩡히 컴퓨터가 있는데, 왜 그 컴컴한 공간으로 가겠다는 건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친구들과 그곳에서 게임을 해야 더 재미있다고 했다. 아직 열너덧 살밖에 안 된 아이를 PC방에 안심하고 보낼 엄마가 몇이나 될까. 하지만 아이는 저렇게 원하고…. 고심 끝에 PC방 주인에게 편지를 써서 아이 손에 들려 보냈다. 중학생 아이들을 보내니 1시간만 놀게 한 다음 집으로 잘 보내달라고 말이다. 만약을 위해 집주소와 연락처까지 적고 1시간 분의 요금을 봉투에 넣었다. 그러니 불안했던 마음이 좀 가셨다. 엄마가 대찬성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아들이 솔직히 ‘가고 싶다’고 털어놓는 것은 엄마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다. 그럴 때는 엄마도 아이를 믿어줘야 한다. 아이는 정확히 1시간 후에 돌아왔고, 우리 모자는 서로를 좀 더 깊게 신뢰하게 되었다. 아이를 믿되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주는 것. 결국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부모가 자신을 믿고 있다는 걸 아는 아이는 절대 엄마를 등지지 않는다.
 
행복한 엄마 밑에서 행복한 아이로 자란다
아이를 기르면서 엄마들은 참는 법을 배운다. 아이가 어떤 큰 문제를 일으키든 아이를 잃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참지 못할 일도 없다. 아이는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엄마가 원해서 낳았다. 그런 아이에게 이것저것 요구라니 당치도 않다. 부모의 책임으로 낳았으니 당연히 아이는 넘칠 만큼 사랑 받아야 하고 부모는 그럴 의무가 있다.
‘행복한 엄마 밑에서 행복한 아이가 자란다.’ 행복은 아주 전염성이 강하다. 아이의 ‘성공’이 아니라 ‘행복’을 목표로 삼는다면 엄마도 행복해질 것이다. 엄마가 행복하지 않으면 경제적 윤택함이나 최고의 교육 기회를 주어도 아이는 기쁘게 느끼지 않는다. 스스로를 격려하며 지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있다. 

 
1. 아이가 제 뜻대로 안 되면 벽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해요. 그렇다고 뜻을 받아주자니 버릇이 나빠질 듯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저러다 피라도 나지 않을까,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지요. 영리하게도 아이는 엄마가 어떤 부분에 약한지 잘 알고 있어요. 스스로 적절히 힘을 조절해서 자신이 심한 아픔을 느낄 정도로 세게 부딪치는 경우는 별로 없죠. 아기가 떼를 쓰느라 머리를 콩콩 박기 시작하면 아무 말 말고 좀 지켜보세요. 엄마가 별 반응이 없으면 아이는 속으로 ‘아, 괜히 시작했구나’ 생각해요. 하지만 머쓱하니까 금방 멈추지는 못해요. 그럴 때 슬쩍 “더 하면 아플 텐데, 이제 그만 하지 그래? 엄마랑 가져갈 장난감 세 개 골라볼까?” 하면서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주세요. 아이는 쭈뼛거리며 “세 개만?”이라고 대답하면서 못 이기는 척 받아드릴 거예요.

2. 저녁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자꾸 놀아달라고 보채요
아이가 계속 찡찡대는 걸 견디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아이를 부엌 옆에 데려다 놓으세요. 그리고 플라스틱 바가지와 쌀을 내주고 같이 ‘저녁밥’ 만들기 놀이를 해보세요. 쌀을 씻고, 콩나물도 다듬게 하고요. 뭔가 할 일을 주면 아이는 엄마를 찾지 않아요. 엄마는 그 사이에 진짜(?) 저녁 준비를 하면 되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놀아준다’라고 여기면 ‘노동’이나 ‘의무’가 되니까 당연히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러니 지금 아이와 함께 나도 ‘놀고 있다’고 생각을 바꿔보세요. 놀면서 지겹다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같은 일도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고통’이 되기도 하고 ‘즐거움’이 되기도 해요.

3. 아이가 말대답을 해요
의외로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말대답을 하는 것에 민감해요. ‘나를 존경하는 마음이 없고, 반항을 한다’라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있고요. 혹시 ‘대꾸’와 ‘대답’의 차이를 아세요? 대꾸를 들었을 때 상대는 화가 나지만, 대답을 듣고 화를 내는 사람은 없어요. 아이가 대꾸를 하는 건 엄마가 ‘명령’조로 말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는 당연히 궁금해요. 똑똑하니까 ‘왜 이걸 해야 하고, 그 일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으니까요. 이상하게도 자기 아이가 ‘바보’이길 바라는 엄마는 하나도 없으면서 본인이 시킨 것에 대해 아이가 물어보면 싫어하죠. 이럴 때는 엄마가 말하는 방식을 바꾸는 게 현명해요. “이거 해”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어떨까?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말이에요. 엄마가 질문했기 때문에 아이는 대답하는 게 되고 엄마도 화낼 이유가 없어져요. 지시하지 말고 아이가 ‘선택’하게 하세요. 

 
4. 워킹맘이라 아이에게 소홀해서 미안해요
혹시 ‘기회비용’이라는 말을 아세요? 어떤 것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하는 가치를 뜻해요. 경제학에서 쓰는 용어지만 살면서 선택하는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도 모두 ‘심리적 기회비용’이 따르지요.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직장에 다니는 것 역시 마찬가지예요. 일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으며 자기만족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어요. 그 대신 집에 있는 엄마에 비해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은 거죠. 이 두 가지를 완벽히 병행하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엄마부터 과감히 ‘하나를 가졌으니 하나는 포기한다’는 마음으로 지내세요. 직장일을 하니까 살림에는 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 나도 편하고, 아이도 편해져요.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에 주눅 들고 쩔쩔매며 야단도 못 치다가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폭발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엄마도, 아이에게도 최악이죠. 다른 집 엄마와 비교하지 말고 일하는 엄마의 장점인 ‘경제적 윤택함’을 아이가 알차게 누리게 하는 것으로 대신하면 돼요.
 
5. 요즘 들어 아들이 청개구리 짓을 해요. 참다못한 남편이 남자아이는 ‘맞으며’ 커야 한다며 매를 집어들기도 하고, 저도 너무 화가 날 때는 엉덩이를 몇 대 때리는데 그 뒤에 후회스러워요.
“말을 안 들으면 때릴 거야”라는 선전포고나 위협은 절대 효과적이지 않아요. 체벌로 위협하면 아이는 ‘약한 사람을 위협해서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옳다고 느껴요. 남편에게도 물어보세요. 군대에서 때리는 선임이 어떻게 보였는지, 그 기억이 좋았는가를 말이에요. 단 한사람도 행복했다고 대답하지 않을 거예요. 한 번 매를 대기 시작하면 아이는 부모 눈치만 슬슬 살피고 비굴해져요. 그럴 때는 매 대신 아이의 입장에 공감을 표시해보세요. “지금 하기 싫은 거 알아. 하지만 그걸 해야 할 때도 있는 거야”라고요.
아이가 하도 말을 안 듣기에 “3일 후에 로봇 사줄게”라고 달랬어요. 금방 잊어버릴 줄 알았는데 매일같이 “아직 3일 안 됐어?” 하며 닦달을 하네요.
아이에게는 거짓말 하면 나쁘다고 가르치면서 엄마만큼 아이에게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도 없을 거예요. 상황이 안 되는데 아이가 뭘 사달라거나 어디 가자고 떼를 쓰면 엄마들은 옆에서 찡찡대는 게 듣기 싫어 “알았어. 조금 있다 사러 가자”, “며칠 있다가 아빠랑 가자”라고 쉽게 약속을 해요. 시간이 흐른 후 엄마는 기억을 못하지만 아이들은 엄마에게 약속을 지키라고 계속 요구하죠. 아이가 틀린 건 아니니까 할 말이 없고, 아이의 ‘쫑알거림’은 강도를 더해가고…. 그야말로 ‘혹 떼려다 붙인 격’이지요. 그러니 아무리 급해도 ‘거짓 약속’은 하지 말고 “울어도 소용없어. 사주지 않을 거니까”라고 아이에게 분명히 말하세요. ‘엄마가 저렇게 말하는 건 진짜 안 되는 거구나’라고 아이가 분명히 알게 해야죠. ‘좀 조르니까 해준다고 하네’ 라는 인상을 남기면 안돼요. 그래야 아이도 엄마도 편해져요.

6. 대형 마트에만 가면 엄마 손을 놓고 제멋대로 뛰어다녀요
한창 호기심이 왕성할 시기니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중요한 건 아이의 호기심을 존중해줄 필요는 있지만 결코 ‘안전’에 앞설 수는 없다는 거죠. 아이가 손을 잡지 않으려고 하면 아예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 쇼핑하는 게 나아요. 아이가 부산스럽게 마트 안을 휘젓고 다닌다고 “손을 잡지 않으면 때릴 거야” 같은 위협이나 “말을 잘 들으면 장난감 사줄게”라는 설득은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아이는 선물을 받고 나면 ‘복잡한 곳에서는 꼭 엄마 곁에 있어야 한다’는 규칙 따위는 잊어버리니까요. 대신 “좋아하는 걸 맘대로 보고 싶은데 힘들지? 하지만 엄마 옆에 있어야 안전해” 하면서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세요.

7.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 교육시키려니 부담스러워요
조기교육이다, 영어몰입이다 해서 어린아이들을 학원이나 문화센터로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이 많아요. 주변에서 그러면 덩달아 불안해지게 마련이죠. 다른 엄마들이 무책임한 엄마라고 비난할 것 같고, 입학 후 다른 아이들이 다 아는 걸 우리 아이만 몰라서 ‘바보’ 취급을 당하진 않을지 생각할수록 불안감이 심해지죠. 하지만 그 마음부터 내려놓아야 엄마도 편하고, 아이도 편해요.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다른 엄마들의 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뚝심 있게 밀고 나가세요. 학교 입학 전에 한 가지라도 즐길 정도로 배우면 충분해요. 거기서 자신감을 얻은 아이는 다른 일에도 흥미를 보이고 잘 해낼 수 있어요. 재능은 딱히 찾아주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찾아내요. 늦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좀 지켜봐주세요. 엄마와 즐겁게 여유롭게 보낸 유년시절의 기억이 아이 인생의 밑바탕이 돼요. 결국 그게 더 중요한 거 아닐까요?
 
‘좋은 부모 되기’ 배울 수 있는 곳

? 엄마학교
매주 한 번, 2시간씩 1개월간 진행되는 ‘좋은 엄마’ 과정과 워킹맘을 위해 매주 토요일 3시간씩 진행되는 ‘기쁜 엄마 과정’, 좋은 엄마 과정을 이수한 엄마들을 위한 ‘또봄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정한 엄마 되기, 영리한 엄마 되기, 대범한 엄마 되기, 행복한 엄마 되기 등의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위치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300m 수업료 좋은 엄마 12만원, 기쁜 엄마 5만원
문의 02-766-1963, www.momschool.org
? 두란노 아버지 학교
매주 토요일 오후 5~10시 30분까지 5주간 진행되는 ‘아빠만을 위한’ 세미나다. 강의 후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토론을 하고, 아버지·아내·자녀에게 편지 쓰기, 자녀와 일대일 데트 하기, 아내 발 씻어주기 등 숙제를 통해 ‘진정한 아버지’를 찾아간다. 참가요금 10만원
문의 02-2182-9100, www.fathernet.org/ko
? 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 LPT코스 ‘부모다운 부모’를 목표로 각각의 부모가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을 세분화시킨 강의가 특징이다. 좋은 아버지 학교, 직장인 부모를 위한 부모학교, 부모자녀의 대화법, 자녀의 진로 지도, 부모 코칭 등 7단계 총 26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소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2번 출구에서 100m 지역사회교육협의회 중앙본부
문의 02-424-8377, www.kace.or.kr
? 큐이디 앳 홈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 부모와 아이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과 과학·아트·쿠킹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에플 서비스’, 개별적인 상담서비스 ‘에플팩’, 페어런팅 전문가에게 강의를 듣는 ‘페어런팅 티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장소 3호선 압구정역 4번 출구
문의 02-3447-2066, www.qed.co.kr 

기사제공 베스트베이비ㅣ진행 한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