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무래도 많이 더울듯하다.
햇빛이 벌써부터 눈부시게 비춰온다.
좀전에 일있었던 일은 내 마음에 좀더 시원하게 부는 바람같다.
아침부터 오주사님이 내 자리에 오셨다. 오주사님은 내가 일하는 곳에서 궃은 일을 맡고 계신
4.50대 아저씨다. 언뜻 보기에 좀 거칠어 보이지만 맘이 따뜻한 분처럼 느껴진다. 일하시는 모
습을 잘 볼수는 없었지만 지난번에 등산로에 풀을 베러갔을때 제초기를 능숙하게 다루시는 것
만 봐도 일을 잘하시는 분이라는 걸 단번에 알수 있었다. 나도 작업이라면 군대에서 지겹도록
했기때문에 그정도는 볼수있었다. 오주사님은 내게 ‘아니벌써’에 대해 물어오셨다.
‘아니벌써’인지 ‘아니벌서’인지 물으시는 거다. 내가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면 ‘아니벌써’라고
쓸테지만 난 내 국어실력을 신뢰할 수 없었다. 어제 모 싸이트에서 표준어 테스트를 했었는데
20문제 중에 5문제 맞췄다. 부끄럽다.ㅠ.ㅠ (오뚜기는 표준어가 아니다. 그럼 머지? 수캉아지가
맞는 말이다. 표준어의 세계는 오묘하다.) 우리는 네이버 국어사전을 찾아보기로 했다. 참으로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아니,벌,써 나누어서 뜻이 다 있었다. 오주사님은 싸이트를 찾은김에
‘야시문학회’검색을 원하셨다. 나는 검색 내역에서 시한편을 볼수 있었다.
언 덕
오 상 태
아아 잊을 수 있을까
물결 흐르던 날
작은 노을에 꿈꾸듯 어린
저 금오산 기슭위로
하늘의 별이
내 가슴속에 와 닿던
한 시절이
정녕 꿈으로 가 버렸다 하여도
그 언덕이야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푸르른 언덕에 앉아 물결 흐르던 날의
그 아름다웠던 추억을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강물은 덧없이
그날에의 정겨웠던 세월을 안고
고요히 흘러 가 버렸다 하여도
결코 내 가슴속에는 정녕 속삭이는
작은 노래로 여울져 흐르는 그 언덕이
지금도 눈에 보이는 듯
선해 옵니다.
그리운 사람이여
노울에 젖어 강물처렴 흘러가 버린 밀어들이
오직 사랑만을 위해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지껄였다 하여도
어느 먼 훗일
산 노을에 그리움을 싣고
내마음 붉게 탈 때
난 당신을 잊지 못하는 아픔으로
“아 이젠 쓸데없는 일이야”하면서도
채색된 내 가슴속
정겨운 말 한마디는 남아
저 강물처렴 흐르고
난 다만 당신을 사랑하였다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
그 때의 그 언덕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저 하늘의 별이
우리의 가장자리에 맴 돌 듯
그 언덕은
내 그리운 마음의 별밭입니다
***
오주사님은 예전부터 시를 써오고 계셨다.
등단은 안하셨지만 등단한분들이 반수이상인 문학회 회원이셨다.
위에 시는 80년도에 쓰신 시란다.
두개 출판사에서 시를 써달라고 편지를 보내왔단다.
‘아니벌써’는 시어로 쓰시려나보다.
내게있어 시인이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나는 시인과 얘기를 나누었다-_-a
아니 이미 알아왔던 사람이 시인이라니.
오주사님은 그냥 글쩍거리는 별거아니라고 말씀하셨지만 나한테는 대단해 보였다.
요즘같은 때에 ‘언덕’이라는 시는 내게 공감이되는 시다.
아까보다 좀더 더워진듯하다. 자판기에 냉커피는 웨 없을까..
헉..차딱으란다. 군대서 지겹게봤던 레토나-_-a
하하..시원하겠다.
일상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