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혼란없이 살아왔다면 거짓말이겠지?
사소한 불행은 늘 내 마음에 찾아들었고
때론 혼자 남겨진 것처럼 울기도 했지만
그렇다구 해도 그건 장난 같은 거였어.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그러했지.
나는 포장된 선물로 즐거웠고
모두들 나를 기대어린 눈으로 바라보았어.
그리고 너를 만났지. 나는 긴밤 내내
나의 그림자와 싸웠어. 그러나 내 마음
한없이 어두워지고 나는 혼란속에 내동댕이 쳐졌지.
어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지.
아무런 위험도 없던 폭탄에 시한장치를 하듯
시간내에 해체하지 못 하면 함께 폭발해 것처럼
그건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지. 구겨진 자존심과
더이상 내 것 같지 않은 나의 모습들
한 낱 모래로 흩어져 바람에 날리지도 못 할
캄캄한 날들이 흐르고, 마침내 그것은 폭발해 버렸어
…..그러나 그건 그저 또 하나의 문을 통과한 것일뿐..
사랑아 너 이제 어디로 가니
희미한 옛사랑 그림자만 남겨두고 너는 지금 어디로 가니…
황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