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큼…
왜 이제야 2편이 올라오냐구요?
하핫.. 이제서야 사건들이 모두 마무리가 됬거든요…^^;;
아~ 잠깐… 기억이 어렴풋하신 분들…
이스의 비.참.한. 1/4분기의 생생한 간접 체험을 위해
64번에 있는 1편 먼저 읽고 오세요. –;;
설날과 세배돈 이야기는 말씀 드렸죠…?
그 다음 난관이 졸업이었다는 얘기를 꺼내다가
시간 관계상 줄이구요…
정말 시간 관계상이였어요…
지금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들이 그 때는 진행형이였거든요…
일전의 그 옥장판 K기업 12월 말에 합격되고 안 갔다가…
2월말에 다시 연구직 인원을 뽑는데 지원을 해서 합격했더랍니다.
흠.. 합격만… –;
근데.. 졸업하고 무슨 상관이냐구요?
하하… 저 졸업식 포기하고 거기 면접 갔었거든요…
이스는 졸업식 전전날까지
” 어머니 낼모레 저 졸업식이에요… ” 라는 이야기도
못 꺼내고 있었어요…
백수 자식 졸업식에 부모님을 모셔갈 수가 없어서…
말씀을 못 드렸던거죠…
몇 밤을 못 자고 고민했답니다.
부모님한테 머라고 말씀드려야 하나…
부모님은 졸업식이 있다는 걸 아시기라도 할까…
그 날 친구들 얼굴보기도 좀 그런데… 등등 ㅜ.ㅜ
그리고 졸업식 전날…
기어들어가는 개미만한 목소리로…
” 어머니 저… 낼 졸업식이에요… “
말씀드렸다가 왜 이제껏 말 안 했냐구…
비오는 날 먼지날 때까지 맞을 뻔 했답니다. -_-;;;
아무튼 어머니는
” 그럼 오늘 미용실 갔다와야 겠네… ”
하시며 준비하시는데…
K 기업에서 전화가 오는 겁니다.
” 저기 서류 합격하셨구요…
낼 중앙 연구소로 면접 오세요… ”
허억… 우째 이런 일이…
전 상상도 못 했거든요…
합격하고도 안 갔던 사람을 뽑으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한 번 찔러 본건데…
저번에는 생산관리직이고 이번에는 연구직이니
채용담당자가 달랐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되서 일생에 한 번뿐인 졸업식도 못 가고…
아버지, 어머니 머리에 학사모도 못 씌어 드리고…
불효를 하게 됐지요…
울며 겨자 먹기로 간 면접에서 첫 질문…
” 왜 이제껏 취업을 못 하셨나요?
그 점에 대해 분석해서 말씀해 보세요…”
-_-;; 세상에 이게 말이 되는 질문입니까?
이렇게 노골적으로… 흑흑..ㅜ.ㅜ
별별 꼴을 다 당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입이 굳는군요…
하지만… 나름대로 성실하게 대답했습니다.
이 회사를 가기 위해 다른 데 안 갔다고 그랬죠… (*__)
두번째 질문…
” 고 앞에 있는 영자 신문 큰 소리로 읽어보세요…”
허억… -_-;;
저 신문을 읽어보라구요…? –^
어쩐지 들어올 때 왠 영자신문이 보이더라니…
” 장난하세요?
전 영업직이나 무역일 보는 일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욧~! “
라고 하고 싶었지만…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참았습니다.
꿀꺽~~
끄응…. 그래도 읽어야 겠죠…?
” 해석도 합니까? ” (자신있다는 듯… 가증스럽군요.;; )
” 아니요… 해석은 필요없습니다. ” (누가 해석하래? 그냥 읽기나 해..)
” 원하는 페이지 아무데나 읽습니까? ” (시간을 좀 더 끌어보기 위해…)
” 네… ” (짜증나네.. 아무데나 읽어..!$% )
그리고 신문을 확 뒤집어 보니 스포츠란 이군요…
흠.. 김동성 얘기…
나름대로 정성껏 혀 돌려가며, 발음 꼬아가며
열심히 읽어내려갔습니다.
허억.. 저쪽 연구소장님은 웃으시는 군요… -_-
세번째 질문…
” 저희 전(前) 연구소가 원래 울산에 있는데
내려가실 수 있습니까? ”
하하.. 제가 울산 내려가라고 그랬으면 아마 지원 안 했을 텐데요…
저 그리고 원래 SI 쪽으로 가려구 여기 안 갔던거에요…
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 지역은 상관 없습니다.
어디에서건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_-;;;
그렇게 면접을 봤답니다.
그리고 합격통보를 받고 2월 26일에 신체검사를 받고…
이제 발령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게 웬걸요…
3월 초 입사였는데…
” 결제 처리중입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로
그렇게 3주를 미루네요…
너무 황당했습니다.
이것들이 채용계획 취소하는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지치게 만든 다음 그냥 다른 회사로 보내려는…?
–;;
하..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집에서는 또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겠습니까…?
이스 부모님…
전에도 말했듯이…
밥값 못 하는 사람 싫어하십니다…
세상에서 제일 꼴불견이 황소만한 놈 집에서 삐대고 있는 거라 하십니다.
거실에 나와 있으면 나가라고 하십니다.
(원래는 K 기업나온지 한달 되는 2월 5일날 집에서 쫓겨났어야 했죠… )
” 나가서 2호선 한바퀴라도 돌고 와~! “-_-;;;
하하.. 그래도 전 기죽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그 정도 갈굼에 기죽으면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삽니까? >.< 아는 누님은 그러시더군요… ” 니가 왜 더 갈굼당하는지 알아…? 나 같아도 그러겠다… 백수고 취업도 안 되면 말야… 좀 풀이 죽어 있고… 기가 꺽인 모습도 보이고 해야 하는데… 맨날 싱글벙글… 넙죽넙죽… 밥도 잘 먹으니… 얼마나 얄밉겠어? 너 요즘도 밥 두공기씩 먹지…? 엉? 좀 우울모드나… 좌절모드 좀 보여드리고 그래…”
그랬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밥 먹을 때… 주린 배를 움켜잡고 한 공기만 먹기도 하고…
풀 죽은 자세로 밥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깐 쪼오오금 나아지는 건 있는 거 같더군요…
마냥 K 기업만 기다려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하.. 그래서 열심히 그동안 다른 회사들 지원했습니다.
화학업체인 L회사와 IT업체인 S 회사…
S회사는 정말 마지막이다… 라는 심정으로 지원했습니다.
IT로 가고 싶다고 멀쩡한 회사 나와서 고생할 만큼 했고…
이제 정말 인연이 닿지 않으면 그 길을 접는다고 생각하고 지원했지요…
하늘이 도우셔서 다행히도 결과는 좋았습니다…
L 화학 면접 합격하자 그제서야 퍼뜩 든 생각…
그렇습니다…
K기업 쪽에서 3주간 연락이 없었던 이유는
채용관리를 위해서 였던 거 같습니다.
행여 애써 뽑아놓은 신입사원이 회사다니다가 다른 데로 갈까봐…
예상했던 대로… L 화학 신검 보기 전날…
” 낼 출근하세요… ” 라는 연락이 오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구요…
출근 안 했습니다.
L회사 신검도 안 가구요…
S회사도 신검이였거든요… ^^;;
서류전형 – 필기시험 – 면접 1차 – 면접 2차…
두달이나 걸리는 길고도 긴 대장정이였지요…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고 험한 세상….. 시작도 버거웠던 1월…
멋지게 박차고 나오긴 했는데 서류도 통과 못 해서 괴로워하던 2월…
너무 가슴 졸이며 K기업의 결제와 발령 때문에 아팠던 3월…
집에만 있는다고 쫓겨나고…
나가봤자 마음 편하게 연락하기엔 주위 사람들에게 괜히 미안하고…
설움도 한 스푼… 기쁨도 한 스푼…
정말이지 평생 기억에 남을 1/4분기 일 거 같습니다.
합격 발표 나는 날…
도서관에서 밤 새며 전공시험 공부하던 기억…
새벽 4시부터 사물함 추첨을 위해 도서관 앞에서 줄 서던 기억…
리눅스 세미나 한다고 몇일밤을 세워 원고 준비하던 기억들이…
모두 영화 필름 지나가듯이 지나가더군요….
(왜 신나게 주접떨며 싸대고 돌아다니며 논 기억은 안 나는거지.. -_-;;;)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걸
다시 한 번 새겨보는 좋은 기회 였던 거 같습니다.
황소만한 자식새끼 집에서 뒹굴더라도
내쫓지 않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_-;;;
불쌍한 동생 밥 사주시며 술 사주시며 기운내라고 해 주신
형님 누님들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실 거에요…
그리고 계속 갈라지는 척박한 마음의 땅에
단비를 내려주시는 무아지경 가족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방에 붙여 놓은 생활신조도 더 큰 글씨로 고쳐놔야 겠습니다.
길이 어려운게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길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