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펀을 사버린 이스의 변명 7가지
"저두 핸펀 버려버릴까여?"
많이 공감한다고…괜찮은 생각이라고 했던
어떤 분에게서 "충격 아니 배신"이라며 편지가 왔지…
이스는 이렇게 후유증이 심할 줄은 몰랐지…
배신과 충격의 늪에서 구해달라고 말하는 이들과
핸펀을 사지 않는 이유 7가지를 그렇게 떠들어 댔으니
핸드폰을 산 변명이라도 듣고 싶다는 친구의 말이
날 너무 힘들게(–;) 하지…
이스가 핸펀을 산 첫번째 이유는 일(?) 때문이지…
인터넷 세상이 와버렸다고 정보없인 따가 된다는 요즘 세상…
이스 같은 놈도 도움이 되는 좋은 세상이라고
조그마케 시작한 아르바이트…
여기저기서 온 연락을 삐삐로 다 소화하기엔 너무 벅차다고
이스는 핸펀을 샀지…
사업 때문에 바뻐지면 산다 했지만…
그 사업은 이 사업이 아니였는데…
두번째 이유는 빨간 벽돌 때문이지…
학교에서 밥 먹으러 갈때도 너 도서관에 있으면
연락하기 정말 힘들다고…
제발 핸펀 사라고…
밤길에 빨간 벽돌 누가 던지면 핸펀 안사서 그런걸로 알라고…
친구들의 갈굼이 난 너무 힘들지
얼마나 갈굼을 많이 당했으면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말랐겠는가…!
친구들이 뭐 자기들 때문이냐고…
셤 기간 동안 밥 안먹어서 그런거라고 할지몰라도
내 몸은 내가 알지…^^;
핸펀 산 이후로 살이 도로 붙음이
그걸 증명한다고 한마디 하려다
핸펀으로 죽도록 맞을뻔 했지…–;
세번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지…
문자 남기라고 문자삐삐를 산건데 귀찮다며
음성 남기거나 번호 찍는 악덕 친구들 덕분에
이스의 주머니엔 항상 동전이 가득하지…
핸펀으로 전화하려면 또 얼마나 돈이 많이 드는가…
내 동전도 부족해 수도 없이 꾼 동전으로
빌딩하나 살 수 있을 거란 예측도 있지…
전화하는데 수억씩 못 쓰겠다는
합.리.적.인 이유로 이스는 핸펀을 샀지…
네번째 이유는 3번째 이유와 비슷한
미래를 내다보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지…
이스는 4월 29일날 핸펀을 샀지…
5월부턴 017, 011 합병으로 핸펀 가격 오른다는 말에
이스는 겁이 덜컥 났지…
취업 때문에 2년후에 분명 핸펀을 살텐데…
그 때 어케 그렇게 비싼 기계값을 주고 핸펀을 사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지금 사 놓으면 괜찮겠지…라는
미래를 내다보는 거.시.적.인 안목에 구입하고 말았지…
계속 구차해져만 가는 이스의 다섯번째 이유는 체념이지…
"설마…나에게도 언젠가는 ‘그녀’ 가 생기겠지…" 라는
바보 같은 미.련. 버리기로 했지…
이스에게 무슨 애인인가… 공부나 열심히 하자고…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 생기겠지하며
"그녀를 위한 이벤트"는 다른 걸로 하자며 핸펀을 샀지…
그러면서도 잘못걸려온 핸펀때문에 여자친구를 만나게 됬다는
친구의 말에 솔깃하는 이스…
정말 난 어쩔 수 없는 놈인가 하며 약간 실망하지…–+
여섯번째 이유는 아주 당연한 고.장.난. 삐삐 때문이지…
1년 넘게 사용하면서도 참 튼튼히 잘 버텨준다고
기특해 했던 삐삐가 며칠전부터 꾸물럭 꾸물럭 거리더니
쉴새없이 전원이 나가지…
중요한 연락이였음에도 빙신같은 삐삐…
고거하나 수신 못 한다고 갑자기 승.질.이 나는 바람에
배터리 넣는 곳 덮개도 없어 미관상으로도
도움이 되지 못 했던 삐삐는 찬밥이 될 수 밖에 없었지…
연락을 수신 못 하면 그게 어디 삐삐인가…
문자 삐삐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평소 대기 모드에선 시계도 안 켜져 있기 때문에
시계의 기능도 하지 못하기에 퇴출시킬 수 밖에 없었지…
핸펀을 사버린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지…
…얼마나 구차한 이유인가…
"핸펀을 사지 않는~" 그 글을 올리면서 부터 뚝 끊기는
이유 모를 친구들의 소식…
50원밖에 안 드는데…목소리 한 번 들려주면 안 되나…
혼자 버티기엔 너무 어려워서…
수시 때때로 듣고 싶은 친구들의 음성…
"핸펀 사면 전화 많이 해 줄게 "
라는 말에 솔깃해서…이스는 그러고 말았던 거지…
독야청청하고 싶었건만…
핸펀을 만들면서
흡사 악덕 고을 사또에게
정절을 삐앗기는 처녀의 기분을 느끼는 거 같았던
이스의 맘을 눈꼽만큼이라도 헤아려준다면
이 구차한 변명들을 보고 그냥 넘어가줬으면 하지…
은성이는 안 좋아해도 이스는 좋아한다는 친구들에게
실망만큼 다른 좋은 글 열심히 써서 보답하겠다고
용서를 구하며 이 글을 맺지…
20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