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서에 자신의 능력을 떠벌리기 좋아하는 A와 겸손이 몸에 밴 B가 있었다.
어느 날, A가 백만 불짜리 수출을 따냈다. 그는 기쁨에 들떠서 말했다.
“여러분, 제가 지금 막 백만 불 수출 계약을 했습니다! 몇 번이나 틀어질 뻔했는데 제가 세 시간 넘게 설득해서 마침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축하해주세요!”
동료나 상사는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열렬하게 쳐준다. 그러나 표정은 의외로 담담하다. 이미 A로부터 일을 추진하는 전 과정을 들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B 역시 백만 불짜리 수출계약을 따냈다. B는 몹시 기뻤지만 부장에게 조용히 보고한다. 예상치 못했던 계약 성사라서 부장은 몹시 흥분한다.
“여러분, 오늘 B가 백만 불 수출 계약을 따냈습니다. 당사자인 B로부터 한마디 들어보겠습니다.”
동료나 상사의 시선이 일제히 B에게 쏠린다. 그들은 하나같이 놀라는 표정이다.
“제가 이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여러분의 가르침과 배려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동료나 상사는 말없이 박수를 치지만 겸손한 그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한 달 뒤, B가 승진하였다.
두 사람은 똑같은 일을 했지만 간부들은 A의 계약 건은 잊어버리고 B의 것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사람 가운데는 거만한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은 힘든 일을 성사시켜도 돋보이지 않는다. 그가 무언가에 성공하면 사람들은 당연시 여기고 실패하면 ‘잘난 체하더니 꼴좋다!’하고서 비웃는다.
현대는 자기 PR시대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잘못 알고 있다. 자기 입으로 떠벌린다고 해서 홍보가 되는 게 아니다. 떠벌리는 것과 침묵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A 역시 자기홍보를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홍보였다. 제대로 된 홍보는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이기에.
<겸손한 사람은 가만히 있어도 돋보인다.>
지나친 겸손은 미덕이 아니지만 적당한 겸손은 미덕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듯 겸손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에게는 어딘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품격이 엿보인다.
그런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한창욱 著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