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후배와 술을 마시면서 들은 좋은 표현이 있다.
돈의 크기가 자유의 크기, 돈의 크기가 경험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돈이 있어야 해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해본 게 많아지면 시야도 넓어지고 덩달아 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아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시야도 달라지기 때문에
나이 사십이 넘으면 돈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하게 형성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내게는 어렵다. 돈
얼마전에는 김얀 작가님의 블로그를 https://brunch.co.kr/@babamba2020/1 를 보고
‘난 왜 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았나’ 충격을 받아서 다시 한 번 “돈”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보려고 했는데
막상 다 정리해보려니 쉽지 않다.
돈에 대한 가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 지난 몇 주간 나에게 던졌던 질문들은 아래와 같다.
- (나는) 돈을 쓰는 게 좋은가 모으는 게 좋은가
- 돈을 왜 좋아하는가
- 돈을 모으기 위해 잠을 줄일 수 있는가?
- 돈을 모으기 위해 쉬는 시간의 얼마를 더 할애해서 투자할 수 있는가?(얼마만큼의 개인 여유시간을 줄일 수 있는가?)
- 어떻게 돈을 쓰는게 잘 쓰는 걸까
시간이 되면 위의 질문들에 대해 나름대로 찾은 답들에 대해서도 하나씩 올려보도록 하고..
오늘 하고픈 이야기는 그냥
“돈을 좋아해도 괜찮은 이유“
그동안 끄적였던 돈 관련 메모들을 찾다가 예전에 트xx리라는 독서모임 신청하고 페북에 쓴 글을 찾았다.
예전에는 경험하는 일에 돈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 했다.
오로지 두고두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사는 데만 돈을 쓸 수 있었다.
그냥 한 번 경험하고 사라지는 것들에 돈을 쓸 수 없었다. 아까우니깐..
게다가 돈을 좋아하면 왠지 나쁜(?) 사람이 된 느낌, 이상한 죄책감을 갖기도 했으며
너무 돈돈 거리면 안 된다라고 스스로 어떤 틀에 나를 가뒀다.
하지만 이제는 안녕~
이제는 한 번 뿐인 경험을 위해서든 한 끼의 음식이든 돈을 기꺼이 쓰고 있고
더 풍부한 경험을 위해 돈을 더 벌고 싶어한다.
돈이 나에게 어떤 자유를 선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며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최근 몇 년 내에 경험했던 ‘돈을 더 벌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 순간들을 다시 되새겨본다.
그렇게 이스도 이제는 돈에 많은 더 많은 관심 갖고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 본다.
1. 출장이 쉬어졌어요..
해외 출장이 두려웠던 적이 많았다.
12시간씩 비행을 하다보면 몸이 아프기도 하고
긴 시간을 날아 시차도 적응 못 하고 출장지에서는 멍한 상태로 있다가 시차 적응할 만하면 돌아오고 했었는데
이제는 장시간 비행이 별로 두렵지 않다. 비지니스석 때문에
처음 비지니스 좌석을 탔을 때 너무 놀랬다.
넓은 좌석에서 편하게 맛있는 거 먹다가 한숨 편하게 자고 나면 출장지 도착..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피곤함이 없다. -0-
와씨.. 이래서 돈이 좋다고 하는구나… 했던 첫 경험이었다.
비행이 이렇게 즐거울 수도 있구나…
짜식들 다들 나와는 다른 완전히 다른 어나더 레벨에서 살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왠지 배신감도 들지만
경험해 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세상 … 충격이 작지 않았다.
2. 공부 해 보고 싶다. 여기서…
처음에 Stanford 에 갔을 때 학교가 준 울림을 아직도 잊지 못 한다.
그냥 말 그대로 학교의 분위기에 압도 됐었다.
와..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이런 학교에서 공부해 볼껄 이라는 생각을 처음 해 봤다.
(세상에 네상에 내가 공부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다 하다니 -_-)
이런 학교에서 공부했으면 더 큰 사람이 됐을텐데라는 막연한 생각도 했었다. ㅋㅋㅋㅋ
분수대 옆에서 수다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 벤치에 앉아서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학생들
오랜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와 향기…
어렸을 때 학창시절 이런 곳에 와봤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공부하고 싶어지는 공간이라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땅과 적은 일자리들 중에서 고생할 필요가 없었는데…
누구나 그렇겠지만 어릴 때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참 좁았다.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참 많은데 좁은 곳에 갇혀서 세상을 바라보니 생각의 크기도 시양도 작을 수 밖에 없었겠지..
이웃나라 캠퍼스만 와 봐도 이렇게 많은 생각이 드는데
내가 경험 못한 좋은 곳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봐야 겠다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
3. 걸어서 세상 속으로
이제는 여행을 갈 때마다 현지에서 로컬 투어를 신청해서 꼭 경험해 본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쿠킹 클래스
정말 음식을 알게되면 그 나라 요리하는 법을 배우게 되면 알게되는 것들이 정말 많아진다.
그렇게 큰 돈이 들지도 않는다. 몰랐던 시절에는 그 돈이 매우 크게 느껴지고 아까웠다.
부자와 아닌 사람의 차이는 이런 경험을 위해 돈을 쓸 때 오랫동안 주판알을 튕기면서 이것저것 재보지 않는다는 것…?
이제는 마음 편히 이런 것들을 즐기는 부자가 되기로 했다.
여행을 간다면 미리미리 이것저것 준비도 하지만 항상 local 투어들을 미리 검색해서 준비한다.
2005년에 파리에 처음 갔을 때 7박 8일 한 도시에 머문 것도 처음 이었지만 제일 좋았던 건
자전거나라를 통해 1일 가이드 투어를 했던 경험이었다.
12년 초중고 동안 배운 미술 지식보다 그 날 하루 오르세 미술관 등을 다니며 배운 미술 지식이 더 많았다.
Activity 들을 직접 해 보고 가이드를 고용해서 설명을 듣고
현지에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 더 많은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달려들 때
걸어서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데 돈이 용기가 됐고 좋은 수단이 됐다.
(이 얘기는 또한 아래 네 번째 얘기와 이어진다.)
4.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하나 더 배우기
신선한 돈 관련 경험으로 신혼여행 때 경험했던 범선 여행 코스도 빼 놓을 수가 없다.
범선을 타고 한나절 산토리니 화산섬 등을 돌아다니는 코스였는데
화산 온천수로 따뜻한 해수지역(Hot Spring)에 배를 정박해 놓고 수영을 즐기는 세션이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하는 건 우리 부부 밖에 없었어..
다들 너무 입영으로 잘 즐기고 있는게 너무 신기했다.
스웨덴이었나 노르웨이였나 북유럽 친구에게 물어보니 학교 다닐 때 생존을 위해 수영은 다 배웠다고…
‘배워보자 많은 것들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고 그렇게 세상을 보니 많은 것들이 달라보였다.
그래서 배우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돈이 허용한다면 1:1로 집중을 해서 배운다.
전문가에게 그만이 가진 팁과 노하우나 지식을 쉽게 전수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돈의 힘.
5. 비싼 자리에 앉아보기
보라카이 상그릴라 리조트 SOLANA 에서 석양을 보며 즐기는 저녁 식사
라일레이 비치 라야바디 리조트의 The Grotto Restaurant 에서 석양을 보며 즐기는 저녁 식사
경험해 보지 못하면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들이었다.
한끼에 뭐 그리 많은 돈을 들이며 식사를 하는지 평생 이해하지 못하고 죽었겠지…
“비싼 데는 이유가 없지만 싼 데는 이유가 있다” 격언과 반대로
비싼 데는 비싼 이유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물론 이런 소비를 하게되면 구분선이 필요한데
그냥 기분 내기 위한 소비나 혹시 허영/자기 만족이나 과시를 위한 소비가 아닌지 확인하는 질문을 스스로 해 본다.
(어디 과시할 데도 없으면서 스스로에게 과시를 하는 이상한 경우도 있거든)
그게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면 언제든 오케이!
그렇게 진행한 아름다운 식사와 풍경은 내 가슴 한켠에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으로 남는다.
누누이 하는 얘기지만 나중에 눈 감을 때
비싼 돈 주고 산 아파트가 생각 나겠는가, 아니면 그녀와 해변에 누워 마시던 와인과 아름다운 밤하늘이 생각 나겠는가…
돈으로 사는 경험에 앞으로도 쭉 조금 덜 인색하게 굴겠다.
20년 된 자동차와 15년된 세탁기,
50만원짜리 2인 식사
그 사이에 밸런스를 맞춰서 줄타기를 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경험을 돈으로 사는 일에 인색하지 않을 이유를 깨달은 뒤로 돈을 좋아해도 조금 마음이 더 편안해 졌어…
돈을 더 멋지게 잘 쓰는 방법들은 찬찬히 잘 모으고 쓰면서 더 많이 배워보고 고민해 볼게..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