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원] 박재동 화백과 서태지

전 주 회사 교육때 박재동 화백이 오셨습니다.
한겨레 그림판의 그 분 아시죠?

흰머리가 듬성듬성하지만
자유가 느껴지는 긴 머리

유치원생 가방처럼 노랗고 빨간
크로스백

그 분이 서태지 이야길 하시더군요
그분의 한겨레그림판 중

“오늘의 눈은 선물로 주마
언제라도 돌아오고 싶을 땐
다시 더 큰 모습으로 와라”

머 이런 서태지 은퇴 때 나간 만화가 있었답니다.

언론에서 다 서태지 씹어댈 때
(원래 서태지가 좀 언론에서 씹히죠.
어디 잘 되나 보자 이런 심보가 있는 듯)

한겨레그림판만 서태지에 대해 따뜻한 말을 건네주었던 거죠

그 만화 나간 후 한 학부모가 울면서 전활 했대요
자기 딸이 서태지 은퇴한 후 자폐증이 걸려서
학교도 안 가고 밥도 안 먹고 말도 안 하고
문 닫아걸고 있었는데

엄마가 혹시나 하고 넣어준 한겨레그림판을 보고
다시 웃고 말도 하고 학교도 간답니다.

서태지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그 애에게 삶의 희망을 돌려준 거죠

전 그 얘길 듣고 왠지 모를 감동에 마음이 떨렸답니다.
그건 음악의 힘, 그리고 글의 힘
커뮤니케이션의 힘이지요.

사는 게 아주 복잡하고 힘들게 여겨지지만
때론 글 한줄 노래 한 귀절 말 한 마디가
사람의 삶을 바꿔줍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둠에서 밝음으로
비관에서 낙관으로

박재동화백은 그 때 아 서태지가 이렇게 강력하구나
누군가에겐 살아가는 의미가 되는구나
그리고 나의 글 한 줄 만화 한 컷이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을 줄 수 있구나
하며 마음이 무척 설레셨다고 하네요..

저도, 좀 껄렁대고 빌빌대고는 있지만
쓰는 걸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인데

그리고 음악과 문학과 예술과 레저에서
삶의 힘을 반은 얻고 있는 사람인데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한줄을,
저도~

적어도 절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그런 한줄을 건네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했습니다

집없이 헤메다니던 십대들에게
들리던 컴백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