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인천에서 개혁당 연설원으로 자원봉사하시는 30대 주부의 글입니다.
———————————————————————–
제가 오늘 정말 이 말을 했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하도 여기저기 도움을 청해서
많은 분들이 요즘 게시판에 안나타나는 저를 결코 궁금해하지 않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때는 선거운동을 마치고 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아이들 때문에 게시판에도 못들어왔더랬는데
오늘은 마침 자고 있습니다.
저는 유세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거리연설을 합니다.
소리높여서 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어려운 연설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뉴스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하고 다닙니다.
그래도 반응..꽤 좋습니다.
(줄줄이 따라다니는 아이들은 저보고 언니라고 하기도 합니다. ㅋㅋ)
오늘은 제 생애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또 하나 했습니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분들이 많이 사신다는 아파트에 갔을 때입니다.
다른 곳보다 많은 분들이 한명, 두명 연설을 들으러 주변에 모여들었습니다.
약간 땅거미가 내려앉는 시간이었지요.
그동안의 연설문을 조금 고쳐서 기업의 법인세 인하를 이야기하고
노무현은 돼지저금통으로 모아주는 돈으로 선거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간간이 박수소리도 들려왔습니다. 연설을 마쳤습니다.
한번 더 노래불러 달라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함께 동행하시는 남자연설원의 연설이 있던 도중에
한 쉰은 넘어보이시는 아저씨 한 분이 어슬렁 유세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몇차례 불편과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만난 뒤라 좀 움찔했습니다.
아!
허름한 차림의 그 아저씨는 트럭위에 있는 저에게 이천원…네…이천원을
건네시는 겁니다.
첨엔 아햏햏..이렇게 표현해야 맞을 겁니다.
이 아자씨가 왜 나한테? …………
“보태쓰라구…” 돌아서시는 아저씨..
쿵!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면서 몇번씩 고개숙이고 인사를 했는데….
뭐 이렇다 저렇다 말할 것도 없이…보태쓰라구…
남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가슴 밑바닥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듯하더니
이내 코끝이 찡해지고
시야가 흐려졌습니다.
학생시절…뭐 옳은 일 한답시고 거리에 나섰던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 때도 이런 비슷한 기억을 만든 듯 합니다.
“학생, 이거 먹구 해” 혹은 “학생들 수고가 많으네…” 등등
그러면 이내 가슴 뿌듯해가지고 다녔던 기억 말입니다.
그런데…오늘은 참 이상했습니다.
나는 너무도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건데도
왜 이렇게 가슴이 뜨거워올까요.
매일매일 이제는 생각보다 행동으로 뛰어다니다 보니
중요한것.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하는 아주 중요한 것을
가끔 잊어먹고 있었던가 봅니다.
다시 유세 봉고차량에 민주당 선거운동원 아주머니들과 이동하는데
뒤쪽에서도 아주머니 한 분이 훌쩍이시더군요.
여기 사시는 분들한테 이천원은 작은 돈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지역사정에 어두웠던 저는 부끄럽기도 했구요.
차량의 창밖으로 붙여놓은 노무현 후보의 사진이 비춰보였습니다.
제가 그 사진을 보고 그랬습니다.
희망을 거는 분들이 있기에, 그렇게 모은 돈으로 선거를 치르기에..
희망돼지저금통을 선거홍보용으로만 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참된 희망을 절대 저버려서는 안되기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무현…당신…똑바로 해야 해….
모든 일정이 끝나고 돌아오던 길에
너무 시장한 나머지 띠두른 것도 잊고 붕어빵 포장마차에 들렀습니다.
김휘동님하구요…
그 분은 오뎅을, 저는 붕어빵 두마리를 순식간에 먹고 물었습니다.
“아줌마, 얼마에요?”
“그냥 두세요…하도 안보여서 어찌 된 일인가 궁금했지요.
하필이면 오늘 남편이 없을 때 오셔서…남편이 자기 없을 때 오시면
잘 대접해 드리라 했어요”
…………..저는 끝까지 돈을 드리고 싶었지만…..
저 분들은 이렇게 동참하시는구나 싶어서 끝까지 고집부려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참 행복한 날입니다. 팔다리가, 목이, 허리가 아파도 말이지요.
————————————————————-
이런 분들 덕분에 당선됐다는 걸 잊지말고…
열심히…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