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수 없다. —–첫날 공연 후기
“좋은 게 좋은 건가요…? ”
정말…?
당신에게 혼돈을 가져다 주고 싶어서 이 연극을 추천합니다.
“당신이 있는 세상은 정말 행복한 당신만의 세상인가요?”
당신에게 묻고 싶어서 이 연극을 추천해 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강요하고
우리는 모르는 새 그것에 중독되어 있지요…
하지만 [잠들 수 없다]의 ‘가’는 다릅니다.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바꾸는 어떤 사람이
아니 우리가 속해 있는 이 사회가
‘가’에게 조용히 잠들어 있으라고 강요를 해도
계속 재우려 해도
‘가’는 항상 깨어 있으려고 합니다…
공허하고 권태로운 반복적인 일상…
그리고 물질만이 최고인 이 곳…
어쩌면 코마 상태일지도 모르는
우리들의 자의식…
주인공 ‘가’는 그런 상태에서 깨어나
언제부터인지 잠들지 못 하고 있던 것입니다.
꿈의 저장소이기도 하면서
피의 제단이기도 하고…
편안한 잠자리이기도 하면서
악취가 나는 지저분한 곳이기도 한 침대…
완벽한 무대 세트 속에 숨겨진
이 설정과 상황들은 마치
우리 사회를 보여 주는 듯이 치밀하기만 합니다.
새빨간 페인트가 뿌려지고,
집어 던져지고 내팽개쳐지고
갇혀서 몸부림치며
절규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시다 보면
몸서리 쳐질지도 모릅니다.
[잠들 수 없다]는
우리에게 해답을 던져 주지 않습니다.
한 번 느껴보고 생각해 보라고
우리에게 배려를 해준 거겠죠…
결국에 눈을 부릅뜨고 잠들어 버린 ‘가’의 모습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도
잠시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또다시 사이렌이 울리고
가방을 서둘러 챙겨
또 한명의 잠 못 든자를 재우러 출발하는
그(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며
몸서리 쳐보시기 바랍니다…
요새 만나기 힘든
진지한 연극의 감동을 한번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