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함…

내 감정…
내 마음…
말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다 말하고 난…도망쳐왔다.

내가 나를 아끼지 못해서…
난 더 이상 갈 수가 없어서 도망쳐왔다.

나를 다 들켜버리고…
그래서 내가 너무 작게 느껴져서…
비겁하게 도망쳐왔다.

시작도 없이…
가보지도 않은 길 앞에서
내내 바라만 보고 망설이다가
그냥 그렇게 도망쳐왔다.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발 한번 내 딛어 보지도 않고서…

그래도 새로운 길 앞에서
가끔 느껴지던 설레임은 이미 내것이 되었으니…
난 그걸로 좋다.
그냥 그것만으로도…

후후….

그리고 난 다시 숨는다.
내등에 있는 이 무거운 집속으로…

그냥 그렇게 남겨두는 것도…
좋을 거다.
그냥 시원한 아침공기로…
그 보다 못한 내가 되는 거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