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겡끼데스까?

..  길에서 첫사랑과 뒷모습이 너무..
비슷한 사람을 보았다.

잊은 사람이다.
시간이 그만큼 많이 흘렀다.
우습지만…
그 사람의 뒷모습에서
옛날 그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잠깐 이었지만
오랜만에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보게 되는구나.’
‘잘지내는구나..’

내 보통 걸음은
그 사람을 앞질러갔다.
그리고 일보러 어디에 잠깐 들어갔다.
일은 빨리 끝났다.
밖에 나와서 혹시나해서 오른쪽을 돌아보았다.
천천히 걷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볼수 있었다.

첫사랑보다..덜 예뻤다.
첫사랑은 유난히 예쁜 사람이었다.
하지만..전체적인 얼굴형이나..눈이 닮아있다는것을
한눈에 알수있었다.

그래서 여전히 기분이 좋았다.
좋았다는 표현만으로는 그때 기분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나는 마냥 웃었으니까..

나는 다시 앞질러 갔고..
우연찮게 신호등에서 그 사람은 내 옆에 섰다..
두 걸음 정도..

첫사랑과 같이 서있다는 생각에
아까보다 기분이 더 좋았다.
다리를 바르게 모았다.
그리고..
그렇게 잠깐동안 웃었다.

장난끼였을까..
반대쪽 보는척 하면서
그 사람쪽으로 한걸음 옮겼다.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정면만 바라봤다.

‘이렇게 옆에 서게 되다니..’

언제부터인가 다른 두 사람을
동일시하고 있었다. 아니,
그렇게 보고 싶었다..
그 사람도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걷고 있을테니까..

신호가 바뀌자..
나는 다시 앞서 나갔다.
총..총…
두번째 신호등에서
그 사람은 다시 내 옆에 서게 되었다.

아무도 모를거다.
아까부터 내가 그렇게
소리없이 웃고있었다는 것을..

신호가 바뀌면서
우리는 길이 달랐나보다.
저만치와서
뒤돌아 봤을땐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다 잊은 줄알았는데..
이제는 다시 만나도
덤덤할 줄알았는데
좋은 마음은 여전했다.

우린
평생에
우연히 스치는 일조차 없겠지만
내게 그렇게 반가운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내 기억에 누군가를 진실되게 좋아했던 마음이
내 삶 긴 여정의
길을 아름답게 채워놓은 것같아
집으로 오는 걸음이 가벼웠다.

그 사람 왼손에 낀
반지만 없었어도
말걸어 보지 않았을까..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