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 영화 본 사람만~!

올드보이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쓰다보니
스포일러가 되어버렸네요…
영화를 보신 분들만 보셨으면 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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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루요…

영화 안 보신 분들은
보고 나서 읽어주세요 ^^;;

영화가 별루 였다라든가…

15년의 감금에 대해 이해 안 가시는 분만 보세요…

꼭이요…


어떤 영화든 기대를 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봅니다.

물론 마음에 들어하는 배우나 감독과 관련 있는
영화이면 더더욱 힘들겠으나
그럴 수록 영화를 보기전까진
시험보기전 부정타기 싫어하는 고시생 마냥
정갈한(?) 마음으로 온갖 미디어들을 될 수 있는 한
멀리 하고 계속 피해다닙니다…. ( __)

그래서인지 올드보이는 더 좋았던 거 같습니다.
모든 의문을 다 풀어주려고 하는
과도하게 친절한 한국영화 같지 않게
적당하게 보여주고 적당하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맛있게 식사를 한 후에 깔끔한 후식으로 마무리 하지 못하고
자리를 일어난 듯한 찜짐한 기분을 만들어준
올드보이에 박수를 보냅니다.

박찬욱 감독이 복수 시리즈로 영화를 세편을 만들거라고 말했다고 하던데
2번째 복수는 정말 기가막혔습니다.
배우들 연기며 최민식의 광기며…
영화의 톤과 색채
모두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15년의 감금…

대수의 입방정 때문에 누나를 잃어버린 우진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그 방법 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미도와 대수를 떨어뜨려 놓고
똑같은 상황과 환경으로
고통과 상처를 줄 수 있는 방법은요…

정작 우진이 원했던 복수는 마지막에 이루어진게 아닌가 합니다.

대수는 왜 최면으로 기억을 지우고 싶었을까요?
미도와의 그랬던 일을 지우고 싶어서…?
과연 그랬다면 대수는 최면후에 왜 멀리 도망가지 않았을까요….
아니요… 제가보기엔
대수는 그냥…
미도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아버린 그 기억만…
그 기막히고 어이없는 사실만 지우고 싶었을 겁니다.

최면을 받고
마지막에 미도와 포옹하면서 짓는
오대수의 아쌀한 표정…
아마도 그건 제대로 지워지지 않은 기억 때문은 아니였을까요…?
미도를 사랑할 수 밖에는 없는 자신의 딱한(?) 처지 때문은 아닐까요…?

딸인것을 알면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오대수를 보면서
아마 우진의 영혼은 쾌재를 불렀을 겁니다.

우진은 복수의 범주에
누나의 죽음 뿐만 아니라
누나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근친이라는 사회악에 빠져버린  
자신의 괴로움도 넣었던 것입니다.

” 그래 넌 모르고 그랬지만
  난 알고도 그랬지… ”                ☜ 이 대사 맞나요?
  
  

영혼이 있다면 우진은 그 옆에서
  
‘  하지만 너도

   알고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된다면 다를껄…? ‘
  
라고 말할 거 같습니다.
  

정말 처절한 복수였던 거 같습니다.
잔혹하고 지겹고 소름끼치는 게 복수라는 걸 보여주듯
영화도 충분히 피를 보여줬던 거 같습니다.

마치
자극이 있는 영화가 아니면 찾아주질 않는 우리 관객들에게
그렇게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감독의 처지에 대해 복수를 하듯 말이죠…

연기력이 대단한…
쉽지 않은 배우들과 함께
영화 만들어 가느라 참 힘들었을 거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다음 영화도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