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말이 국수 먹으러 가는 날…
Es가 있는 회사의 비공식 지정 봉사활동 뒷풀이 집, 삼청동 [ 눈 나무 집]을 가는 날…
네 바로… 봉사활동을 가는 날입니다….
1년하고도 6개월전에 후기를 올렸었는데…
그 때 이미 입양원 ‘엄마’들에게 허락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장가를 못 갔습니다.
허허… 뱃살은 늘어나고 잔주름이 더해지는데… ㅎㅎ
민욱이도 입양되고
많은 아이들이 입양되어 행복한 가정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입양원에는
민욱이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승준이…
기덕이… 등 많은 아이들이 절 반겨주었어요…
승준이는 유치원 다니는데…
아직도 안기는 걸 좋아해요…
민욱이와 너무 비슷한건
팔뚝이 굵어서 자기를 오랫동안 안아줄 거 같은 사람에게만
덤빈다는 겁니다. ^^;;
그리고 기덕이…
기덕이는 제가 똥장군이라고 별명을 지어줬어요…
보통 애들은 응가를 하면 막 우는데…
이녀석은 그냥 돌아댕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응가한 걸 흘리면서 돌아다녀요…
냄새가 진동을 해서 보면 여기저기에 토끼똥들 같은 기덕이의 분비물들이.. -_-
ㅎㅎ 그래서 제가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이녀석 입양원이 떠내려가라 소리지르며 울더라구요
” 요놈~! 똥장군~~! 왜? 계속 입고 다니고 싶었어? ” 하면서
저한테 엉덩이를 맞으면서 옷 갈아입었죠…
다 갈아 입고 나니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놀러 댕기고… ^^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훈이…
훈이는 ‘엄마’ 들한테서도 인기가 젤 많아요…
만세~ 하면 따라서 만세하고…
화이팅 하면 하이 파이브 하고…
제가 검지 손가락만 피고 “찌익~~ ” 하면
ET 포스터 처럼 자기 손가락을 쭉 내밀고 Cross 합니다.
순딩이 훈이의 압권은 목욕 때죠…
두돌도 안 되었는데 말이죠…
제가 목욕을 그렇게 많이 시켜봤어도
훈이처럼 그윽하게 목욕을 즐기는
전문가의 손길을 느끼는 아기는 처음 봤습니다.
비누칠 한 번 끝내고 조그만 욕조에 들어가면
오랫만에 따뜻한 온통에 들어간 할아버지처럼 졸린 눈을 하고
욕조에 기대며 자세를 잡으려고 하는데
너무 귀여워서 말이 안 나옵니다.
그렇게 몇시간 동안의 봉사를 끝내고
땀 쫙 흘리고 난 후
삼청동 눈 나무집에 들리는 그 맛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사실 눈 나무 집에 가려고 봉사활동 가는거 아니냐는
의혹을 많이 받습니다.
떡갈비도 떡갈비지만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 한 사발이면
한 여름에 시원한 냉수를 먹은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Infra 본부장님도 그 맛에 푹 빠지셨죠 ^^
봉사활동 갔다오는 다음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항상 저를 비워주고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해주는
아직 이름들도 다 못 외웠지만…
승준이, 기덕이.. 훈이… 등등
아이들 모두에게
다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봉사 활동할 때
들었던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 봉사는 남을 돕는거같지만
남에게 더 많은 감동을 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