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씨] 무제:

무제:

#1. 만남

           정말 힘들지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껴
           사랑에 빠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가슴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기란
           정말이지 하늘에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든 일입니다.
           설사 그런 상대를 만난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기 또한 힘들고 어렵지요.
           그래서 홀로 애태우다 접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좋은 느낌과
           헤어지면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 안타까움에 사로잡혀 있다면
           용기를 조금만 내어서 다가가세요.
           거절이 두려워 머뭇거리는 바보는 되지 말기로 하죠, 우리….

#2.  마음 주기, 마음 받기

           애써서 다가갔다 하더라도
           그래서 많은 만남을 갖게 되었다 하더라도
           마음을 열고 그에게 다가가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마음을 주지 말아야지’ 하는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많은 만남 속에서도 느껴지는 허전함.
           참 고달픈 일이지요.
           상대도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허전함은 배가 될 겁니다.
           만나도 진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못하고
           그저 쓸데없이 영화나 보고, 차를 마시고, 그리고 술을 마시다가
           헤어지는 날들만 늘어가는 만남, 씁쓸한 만남이지요.
           헤어져 홀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채이는 스산한 감정들.
           모두들 한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문제는 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는 겁니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란 이야기도 있잖아요.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내면 속에 묻어 두었던 하고픈 이야기나
           남 몰래 간직해 온 아픔이 있다면 그 아픔들을 보여 주는건 어떨까요.
           우리 인간들은 기쁨을 이야기할 때보다
           아픔을 이야기할 때 더 더욱 친밀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우선 나의 아픔을 이야기해 보세요.
           물론 어렵겠지만 일단 이야기를 털어놓고 나면 훨씬 편해 진답니다.

#3. 확인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기에 성공했다면
           그래서 사랑에 빠졌다면 그 다음은 행복한 나날들이 계속되겠지요.
           그러나 그러한 나날들이 쌓여 가면
           그 다음에는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지죠.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렇게 반복되듯 느껴지는 만남.
           만나면 좋긴 하지만 웬지 지루하고
           정말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할까 의구심도 들고,
           자꾸만 사랑을 확인해 보고 싶지요.
           하루에 한번씩은 꼭 말해 주던 "사랑해" 라는 말도 뜸해지고
           그렇다고 해 달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참으로 괴로운 일이지요.
           마음에 쌓여가는 무감각, 무서운 일이예요.
           사랑에 있어서 최대의 적은 바로 무관심이랍니다.
           설레는 마음도 없고 허무한 일이지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세요.
           사랑을 확인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당신이 먼저 표현해 보세요.
           당신이 확인하고 싶듯이 상대도 그렇답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언어들이 있습니까.
           물론 말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사랑의 감정을 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답니다.
           마음속에서 아무리 많은 애정이 넘친다 하더라도
           숨기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선, 말로부터라도 표현해 주세요.
           이렇게요.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해!"

#4. 이별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지요.
           이상하게도 사랑 뒤에는 이별이 숨어 있답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별도 없을 겁니다.
           그냥 못 보고 살아가는 거겠지요.
           이별을 하면 많은 아픔들이 따릅니다.
           자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이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견디기 힘들어지죠.
           어쩌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을까.
           허무감과 함께 파고드는 미련과 아쉬움…..
           함께 할 적에 못 해 주고, 상처 준 일들만 자꾸 생각나고,
           그로 인해 자책하게 되고… 괴로움의 연속이죠.
           쉽게 말해서 이별이란, 서로를 못 보는 거랍니다.
           그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고 일을까.
           모습은 또 얼마나 변했을까.
           평소에 좋아하던 많은 것들을 지금도 좋아할까.
           등등의 것들을 모른 채 살아가는 거죠.
           게다가 들려 오는 유행가 가사는 왜 이리도 내 얘기 같은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프지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이별을 하게 된다면 서로에게 잘못이 있는 겁니다.
           이별한 뒤에 찾아올 아픔을 아신다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세요.
           지금 이 순간, 다시 한 번 그 사람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다짐하세요.
           이렇게요.
           "난 이 사람 없이는 못 산다.
           이 사람만큼 좋은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것이다."

#5. 또 다른 시작

           사랑해서 헤어짐을 경험하고 나면
           이별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고 나면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란 걸 알게 되지요.
           거리를 거닐다가도 흔히 볼 수 있는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들,
           그 뒤에 서 있는 외로운 나 자신.
           두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또 다시 찾아오게 될지도 모를
           이별의 아픔과 괴로움이 두려워
           다시 사랑에 빠지기를 멀리하는 나.
           너무나 서글픈 일입니다.
           사랑은 또 하면 뭐하나.
           사랑은 너무 아프고 힘든 일이기에
           ‘난 다시는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야!’
           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잘못된 거랍니다.
           그래서는 안 되지요.
           마음을 닫도록 부채질을 하는 것은 바로 기억일 겁니다.
           헤어진 그 사람과의 기억…..
           하지만 기억은 말 그대로 기억일 뿐이랍니다.
           바로 추억이지요.
           왜 추억이란 관 속에 자신을 가두고 스스로 못질을 하시려 합니까.
           우리 인간에게 기억이란 것도 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망각이란 것도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애써 잊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애써 기억할 필요도 없는 거지요.
           지나간 사랑에 대해서 후회하지 말고
           추억으로 소중하게 간직하세요.
           그리고 천천히 마음을 비우세요. 마음을 여세요.
           언젠간 또 다른 더 좋은 사람이 내 주위에 머무르게 될 겁니다.
           자, 다시 한 번 자신을 믿고 사랑에 모든 것을 맡겨 보세요.
           행복은 아마도 배가 될 겁니다.
           더 깊고 넓은 사랑을 하게 될 겁니다.
           쓰라린 이별의 아픔이 있었기에
           더 더욱 진실한 사랑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