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학년 때 지금도 무시무시한 과목
“물리화학(Physical Chemistry)”을 재수강하고 있을 때 였다.
다음날 퀴즈가 있었는데 도무지 진도도 안 나가고 졸립기만 한 거다.
늦은 밤, 잠이 너무 와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방문을 열어보시더니 말씀하셨다.
“삶이 괴롭냐?”
“네.”
“그냥 자라…”
“네.”
그리고 잤다. 물론 퀴즈는 가볍게 망하고…
하지만 당시에는 군대시절 제외하고 그렇게 달고 편하게 잔 적이 없었다.
그랬다.
그 당시의 나는 복학생이란 이유로, 여느 복학생들처럼
‘이제 정신차리고 공부해야 한다’고 계속 공부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때부터 모든 게 변했다.
좋아하는 컴퓨터에 더 파고 들었고
여러 사람들..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을 열심히 만났다.
그리고 하고 싶은 거에 더 집중했다.
아버지는 인생을 그렇게 가르치셨다.
‘하고 싶은 거 해라..’
‘시험은 평소 기본실력으로 보는 거지… 벼락치기로 몸 망가뜨리지 마라’
나를 키운 건 9할이 내 바램, 내 욕망이었다.
행복이란 건 저축하는 게 아니다. 안도감과 행복을 혼동하지 말지어다.
월급이란 마약에 시간이라는 자유를 팔지 말지어다.
고등학교 때 쓴 시들을 모아 셀프 출판하고…
듣고 싶은 경제 과목을 듣고, 전산 과목들을 듣고…
전공을 바꾸어 취직하고…
재밌게 읽은 자기계발서의 저자를 만나서 아침식사를 같이 하고…
만나고 싶었던 스타트업의 대표에게 저녁 먹자하고…
원하는 회사에 도전해서 인터뷰를 보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필요한 앱을 개발하고…
이 모든게 가능했던 건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였기 때문이다.
김어준씨와 나의 똑같은 인생관에 놀랬기도 했지만
설득력 강한 말솜씨에 다시 한 번 홀딱 반했다.
요새 다시 페이스북에서 뜨고 있는 축약된 캡쳐 이미지만 보지 말고
꼭 시간을 내서 동영상을 감상하길 바란다.
그의 파리에서의 일화를 꼭 들어보길 강권한다.
“서른 다섯의 행복은 서른 다섯의 행복이다.
스물 다섯의 행복은 스물 다섯 때 사라진 거다. 내가 누리지 못하고..” – 김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