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사람들은 저마다의 길을 걷는다.

자의에 의해서 걷건 타의에 의해서 걷건…

각자의 길을 걷는다.

많이 고민했다…

솔직히 말해서 많이 떨렸다.

수시채용…

공채 무기한 연장…

인원감축…

그리고 사상 최대의 취업난…

모든 말들이 듣기 싫었다….

늦게 뒷북치며 떠들어 대는

신문… TV 모두 원망스러웠다…

걱정도 많이 했다.

항상 웃고 있었지만…

계속 혹시나 했다…

술을 마실 때도…

내 근심도 같이 마시려고 애를 썼다…

면접도 아닌 서류도 통과 못 하기를 몇 번…

나중에 어머니한텐 얘기도 안 꺼냈다…

아무렇지도 않다던…

다~ 알아서 잘 할꺼라고 믿으시는 어머니도…

이제 점점 정장을 입는 횟수가 줄어드는 걸 염려하셨다…

솔직히 실감 못 하시는 어머니가 더 걱정됬었다가

그나마 안심이 되기도 했다…

다행이었다…

하지만, 취미생활로 시작한 Computer가 아직도 내 발목을 잡는다.

아직도 모르겠다…

입사이후에 연락을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월차를 내고 올라와서 면접을 봐야하는 사태…

2절지 큰 종이에 모두 써놓고

전공을 살렸을 때와 IT 쪽으로 나갔을 때의

일장일단을 비교했다…

이 분, 저 분 찾아다니며 얘기도 많이 들었다…

내 길인데… 내가 정하지 못 하고 있으니 더 답답했다…

‘미친 놈… 복에 겨워서…’ 라는 소리도 들었다.

물론, 어려운 데에서 조그맣게 힘들게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놈의 돈 때문에…

몇 푼 안되는 차이에 망설이는 나를 보며

‘ 나라는 인간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아니 괴로웠다…

앞날이 결코 장미빛 밝은 미래도 아니고,

푸른 하늘 빛 꿈을 가진 것도 아니라 슬펐다.

피에르 카르댕처럼

동전을 던져서 결정할 용기도 없었다…

될대로 되라…

내 삶의 방관자가 되어 일주일을 보내어 보기도 하고…

내가 내 아들이 되어 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처음에 전공 쪽에 합격했다는 소릴 했을 때

강태는 아쉬어 했다…

‘ 짜식~ 너 나중에 후회 안 할 자신있어?
   나중에 술 마시면서 나한테..
       “ㅋ~ 내가 계속 IT 쪽에 있었으면
        리눅스 계가 다 바짝 긴장했을텐데…”
   라고 하는 거 아니야?? ‘

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며칠 후 강태 회사 회식 끝나고 만났을 때…

조건 맞는 IT 쪽 회사에서 컨택 온 곳이 있다고 했더니

나보다 더 기뻐했다…

같이 게임을 하는 동안에도

술에 취해서 그런지 계속 입을 귀에 걸고 있었다…

” 같은 쪽에서 평생 지낼 수 있겠다… ” 라며 좋아했다…

마음을 비우면 다 쉽게 결정날 일일텐데…

내 몸 하나만 간수하려 한다면 일이 더 쉬어질텐데…

전화를 했다.

일단 입사이후에 연락 기다리겠노라고…

면접 시간만 잘 맞춰달라고….

선배라서 더 미안했다…

하지만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애써 설명이라도 하고나니 후련했다.

피에르 카르댕이 중요한 일들을 동전을 던져 결정했더라도…

그렇게 성공을 할 수 있던건 왜일까…

그건

        선택보다 최선

이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일 거다…

어떤 길로 정해지건…

최선을 다 하리다…

난 나를 믿는다.

        길이 어려운게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길이다.

                                                                 0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