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면접, 세배돈 그리고 졸업 (1)

    

벌써 2002년의 2달이 거의 지나갔군요…

백수 이스에겐 지나간 2달이 정말 기억에 남을 두달이었습니다.

K 기업을 박차고 나와서 신념대로 살고 싶다고 하던 모습들에 대해선

모두 지난 글들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죠….

흓… 하지만 역시 신념대로 살기에 힘든곳이 이 세상이죠…

알면서도 왜 그랬을까…

하루 종일 방에만 틀여박혀 있다가 밥 잠시 먹으러 나왔을 때

하필이면 그 때 TV에서 나오는 옥장판 광고

흓… 갑자기 싸~~ 해지는 그 분위기란…

정말 피가 마르는 듯 했습니다.

연애편지를 기다리고 답장을 기다리는 기분이 이랬을까요…?

로미오가 줄리엣 불러놓고 몰래 짱박혀서 기다리는 기분이 그랬을까요…?

군대에서 100km 행군을 할 때 끝도 없던 길을 걷던 그 때도

이 때보단 좋았습니다. -_-;;

신념이요…?

웬걸요…

멋지게 박차고 나왔는데… 나오긴 나왔는데

2달동안 면접 본 곳이라곤 2군데 밖에 없었습니다.

서류도 통과 못하는 그 기분이란… –;;

정말 참담했죠…

그제서야 정말 취업이 힘들다는 걸 알았답니다. (*__)

그 사이 까지 끼어서 아주 난리도 아니였답니다.

설날을 예전부터 굉장히 아꼈습니다.

무슨 날이든 스스로 의미를 정하고

힘차게 출발하고 의지를 다지길 좋아하고

손꼽길 좋아하는 저로서는

설날만큼 좋아하는 날도 없죠…

그런데 이번 문제는 세배돈이였습니다.

세배돈… –;;

어렸을 때부터 전 스무살이 넘으면 어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정확히 스무살이 되던 해부터는 제가 부모님게 세배돈을 드렸습니다.

남이야 어떻건…

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효자가 되겠다는 큰 결심도 아니고

남달라 보이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른이 되었으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들도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아직 안 해보신 분들은 꼭 한 번 해보시길…)

하하.. 그런데…

누구나의 청춘이 그렇듯…

대한민국 남자로서 어쩔 수 없이…

… 군대가 발목을 잡더군요…

그래서 96년도에 첫 세배돈을 드리구선

97, 98 년도에는 드리지 못 했습니다.

99년도에는 제대하자마자 세배돈을 드려야 하는데

아르바이트가 쉽게 구하지 않아…

겨울이라 노가다도 없어서…

공장에서 시다바리 알바를 하루동안 뛰었었죠…

 (아… 물론 저야 십만원씩 안겨드리고 싶었지만…
  머 액수가 중요합니까…? 정성이 문제죠.. 그쵸? –;; )

그리고 2000년에는 인도네시아에 가 있느라 못 드렸고

2001년에는 ㅅ양 사무실에서 알바해서 벌은 돈으로 드리고…

금년에도 할 수 없이 하루알바를 했더랍니다.

ㅅ양 삼실에서 열심히 뛰었답니다…

  ( 삼실이라고 하지만 하하..
    ㅅ양이 디스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쬐~금 힘들었어요..
    반노가다 알바이기 때문에 보수도 꽤 되요…)

아차~ 그런데,,,,

제가 알바비를 빨리 입금 시켜줘야 한다고

얘기하는 걸 깜빡 잊구선… 을 맞아하게 생겼네요…

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에게 돈을 꿨지요…  -_-;;;

설날입니다.

차례상 차려놓고 가정기도를 가진 후
 ( 좀 특이하죠…? ^^;; )

맛있게 아침을 먹은 후에…

눈치를 싸악~ 살폈죠…

    ” 어머니 세배 받으셔야죠…? “

    ” 얘~ 준비하느라 너무 기운을 쏟았더니 너무 힘들다…
      좀 있다 하자꾸나…”

    ” 네… ” (시무룩..)

어머니는 누우셨습니다.

큼큼… 그럼 아버지한테 먼저 드리라구요? –;

에이 그래도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두 분 같이 앉아 계실 때 드려야죠…

점심 때 입니다.

    ” 어머니 세배 받으셔야죠… ” 방긋 ^^

    ” 어머 얘가… 지금 밥상 차리는 거 보면서 그래…
      좀 있다 하자… “

    ” 네… ” 시무룩…

네.. 이스는 삐졌습니다.
 (솔직히 백수는 삐진 척도 못합니다.
  함부로 했다가 맞아죽지 않는게… 쿨럭;;;)

계속 기회를 봤습니다.

아… 아무래도 세배를 드릴 기회가 보지 않는군요…

백수는 세배드릴 기회조차 잡는 것도 정말 쉽지 않군요…

서러웠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 솔직히 눈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설정을 위해 침 쬐금 두 볼에 찍어 발랐습니다. –;;

어찌하야 이러십니까…?

백수 자식이 그렇게도 꼴베기 싫으셨단 말씀입니까…?

어흑… ㅜ.ㅜ

그렇게 2002 설이 지나간 것입니다.

잊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 지 신념 지킨다고…

아들내미가 열심히 알바해서 그것도 모자라서…

친구에게 구라쳐서 세배돈까지 준비했는데…

일년에 한 번 있는 그 행사를 어찌 이렇게.. ㅜ.ㅜ

말문이 막힙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런 서러운 한마디 하나 전하질 못 했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죠…

내.. 꼭 면(免)백수 하리라…

꼬옥~!!

두 손 꼬옥 움켜지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난관 졸업식이 다가왔습니다.

 
                      큭.. 밤이 늦어 여기서 잘라야겠네요…

                      담 얘기를 기다리신다면 free란 한 번 쎄려주세요.

                                  불쌍한 글.중.독.  Es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