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알.마. 프로젝트

대.알.마. 프로젝트

  "야..너 요새 고민 있냐..?"

  "아니..별루…" –;

  "그럼, 왜 그래? 여자 생겼냐? " -_-;

  "몰겠어…" ^^ㆀ

  "사춘기(思春期)…아니…오춘기인갑다…헤헤"  ^ㅇ^

  " … " (시무룩…–)

  "기운내…요새..왜그래…?" –;

이젠 여름까지 타는 건지…이스는 또 방황을 하지…

커다란 스댕 솥을 설겆이를 하며…

거실을 구석구석 쓸고 닦으며…

먼지 쌓인 책장을 정리하며…

이스는 고민하지…

도대체…뭐가 문제일까…?

하지만 방황도 잠깐…

이유없는 무기력증도 다 이유가 있는 법…

방황이 있으면 소득이 있는 법…

짧은 방황뒤 이스는 다시 활기를 찾지…

무기력증의 이유는 목표 상실…

소득은 대알마 프로젝트….

웃기지도 않는 프로젝트 이름이긴 하나…

며칠간 뻘짓거리 방황하며…

수첩 빼곡이 적어가며 고뇌한 이스의 방황의 결정체이지…

"대.학생활  알.차게  마.무리하기 프로젝트"

한 학기동안 공부에 시달리다..심지어 계절학기에도 시달리다

맘 편히 공부할 시간이 오자 이스는 의욕을 상실했던 거지…

뭘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고…

뭘 바라고 그렇게 부지런했는가를 잠시 잊은 거였지…

그래서 다시 한번 "처음처럼" 맘을 다부지게 고쳐 먹으며

이스가 대학생활중에 해야만 하는,

대학생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정해보지…

첫번째…자격증 따기…

필기만 봐놓고…실기는 바쁘다는 핑계로 전공공부로 미뤄뒀던

과목들의 실기시험 제한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지…

내실있는 대학생활 했다고는 하지만…

이왕이면 남는 내실을 택하고 싶지…

개나소나 남들 다 있는건데 뭣하러 따냐고 하는 이도 있지만

개랑 소도 있는데 내가 없으면 안 되지 하며…

컴터 앞에 자세를 고쳐 앉지…

두번째 책 많이 읽기…

평소에도 책은 많이 읽었다고 자부했건만…

유난히 밥을 많이 쳐먹는 (-_-) 이스에게

친구에게 했던말이 생각나지…

  "너 그거 알아?"

  "뭐?"

  "식탐이 정욕보다 나쁘다…!!"

  "그게 뭔소리야…? " (순진무구..^^? )

  "너 같은 애들 보고 하는 소리야…

   단테의 [신곡]도 안 읽어봤지…?

   거 읽어봐…7가지 죄악에 대해…"

  "그래?" –;;

  "대학생 맞냐? 배만 채우지 말고…머리도 채워…"

  "구래…거마워.."  —

정말로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이스는 알지도 못하지…

무식이 용감이요…천하제일 일자무식이라…

김영하가 밥을 먹여주냐…? 은희경이 껌을 주냐…?

하성란이 술을 사주냐…?

이제는 재미만 있는 소설은 줄이려 하지…

다시 한 번 살려보자 그 감동…[좁은문] !!

다시 한 번 누려보자 그 느낌…[무기여 잘 있거라] !!

고전에는 고전이 될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상기하며

다시 책을 잡기로 했지…

남은 1년 6개월은 머릴 듬뿍 채울 욕심이지…

세번째…여행가기…

  
  "여행가는 거 좋아해요?"

  "네…"

  "어디 어디 가보셨는데여?"

  "죠기요…"

이스는 항상 그러지…

여행을 좋아한다면서…따지고 보면 정말 가본데 없지…

‘너 버스 종점에서 종점가기가 취미 아니냐’는 친구도 있지…–;

대학 4년동안 자기돈 벌어 근사한 여행 한 번 못 가봤다는 건

말도 안 돼지…

물론 해외여행 같은 거야…깊은 꿈 속…멀리멀리 다녀올 수 있고

국내로 멋진곳 다녀올 예정이지…

적어도 내년 여름방학 때까지는 여행을 가지…

조금은 고생스럽더라도…

관광이 아닌 여행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야하지…

돈도 마련하고 여행정보…지리공부…역사공부

모두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지…

넷째…장학금 타기..

학기가 끝날 때면…

‘고등학교 때보다 2배는 열심히 했는데…

  이상하게 안 된다…’

하며 이스는 항상 변명만 했지…

학기초엔 항상 "장학금 이번엔 꼭 탄다!!" 말만 많았고…

C급 장학금 한번 받아보지 못한 이스는 반성하지…

수업중에 코피 찔끔 흘리던 학우의 그 부리부리한 눈을 상기하면서

"두배가 안된다면 세배로 해야지"하고 맘을 고쳐먹지…

앞으로 남은 3학기…

"장학금 기념으로 거하게 술한잔 꼭 쏘리다" 라는 약속…

아직도 유효한거지…

다섯째…가을 향기 2집 준비하기…

첫번째 가을 향기는 제목도 급작스럽게

표지 색깔 때문에 얼떨결에 정하고…

고등학교 때 작품들이 대부분이였지만…

두번째 가을 향기 아니…

녹차향기는 다른 뭔가를 넣고 싶지…

‘이거 니꺼냐’ 하고 묻는 이가 있어두…

‘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이번엔 실수 없이 준비해야 하지…

돈이 또 수없이 깨질 듯 하지만…

가을 향기 선물 받고 기뻐하던 친구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를 하지…

여섯번째…연애하기…

‘하하…니가 왜 그 얘길 안하냐 했다…’할지 모르지만

이스에겐 정말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지…

팔다리 병신…정신 박약도 아니고…

만화책이나 컬트영화에 나오는 성격파탄자도 아님에도
(얼굴이 못생기긴 했었두…-_-; )

이스는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해봤지…

  " 졸업하기 전에 연애해라… "

  " 순수할 때 하는 거다…사랑은… "

멋진 선배님들의 교훈을 거울 삼아…

이스…정말 멋진 연애 할거지…

"내가 젤 부러워하는 커플"을 보고는

‘나도 말.로.는. 너보다 몇만배는 멋진 사랑 할 수 있어…’

라는 친구들에게도 보란듯 이쁜 사랑할거지…

아니…보여는 사랑보다…노력하고 가꾸는 사랑 할거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서로를 보다듬어 주고…

서로를 진정 아껴 줄 수 있는 사랑을 해야지….

그녀의 인생에 멋진 태클을 걸어 행복을 선물할 거지…

일곱째…인간관계에 충실해야지…

그리 근사한 목표도 아니지만…가장 중요한 목표이지…

나에게 소중한 이들하고…다이어리에 한명 한명

이름을 적어내려가며…적잖이 당황했지…

정말 나에게 소중한 이들이 이렇게 많은가하고…

이스는 고민을 많이 했지…

잠시동안은 이 사람들도 내가 생각하는만큼

나를 생각해 줄까라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지…

바보같이…

그러나 사람 맘은 옮겨가는 법…

이심전심…진실로 내가 그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물론 그들도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

그것이 세상의 고유한 진리가 아니였던가…

그래서 이스는 서운케 했던 사람들 명단을 다시 적으며

반성을 하지…

  "역쉬 난…나쁜 넘이야…"

머릴 쥐어박으며 그 때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에…

가끔은 슬며시 미소지어지는 그 때 그 일들 때문에…

며칠간 참 슬픔과 행복에 겨웠지….

이젠 더이상의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보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지…

이것저것 이유도 많고 사연도 많지만…

이 일곱가지가 대.알.마. 프로젝트의 기본이지…

따지고보면 대학생이 꼭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대학생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지만…

남은 기간…1년 반동안 이스가 노력을 해야하는

중요한 것들이지….

그냥 평소에도 할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긴해도

그 대수롭지 않은 것들을 이스는 무시하고 지내왔던 거지…

혹시나…

"일곱까지나 되냐…? 넘 많다…"

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지만…

원래 천리를 가려면 만리를 보고 가야하는 법…

이스에게 일곱가지는 무리가 아니지…

자격증은 방학동안에 하고…

스타하는 시간…만화책보는 시간…조금만 줄이면

책 몇백권도 더 읽을 수 있지…

맨날 여행가는 것도 아니기에 용돈을 조금만 절약하면

목돈 모으기는 쉽지…

공부는 이제 정말 필수 생활로 하고…

24시간이 모자르면 잠을 줄여서라도 노력해야하지…

지금이 아니면 공부 해볼 시간도 없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기에 후회 없도록 해야하지….

"난 큰 사람이 될거야…히~~ "

바보처럼 웃으며

이스는 또 방안에다 A4로 도배를 하지…

이쪽 벽면에도…저쪽 벽면에도 천장에도…

"약한 파도는 결코 강한 사공을 만들지 못한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는 나를 얼마나 절제하는가로 드러난다"

조금 바보같은 방황이였지만

방황이 힘들었던 거 만큼 값진거 였음하지…

조금 더 움추리므로…

조금더 힘껏 앞으로 뛸 수 있기에…

온 방안에 붙여놓은 A4들을 보며

이스는 흐믓해하며 잠이들지…

                                               0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