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예전에는 하루 중 언제가 제일 좋으냐 물으면 보통 아침 7시를 얘기했다.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는 시간!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그런데 요즘은 저녁 10시가 제일 좋다.

 

 

운동 끝나고 집에 들어오면 아내와 아이는 자고 있고

집안은 고요하고 적막마저 아름다운 오롯한 나만의 시간…

SNS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 서핑도 하고…

1~2시간 정도 즐기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가끔은 이 시간에 몰래 혼자 나가 영화를 보고 들어오기도 한다.

 

 

그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았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특히 한국 사회안의 여러 조직들과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용인해 주지 않지…

그 동안 지친 건 아니지만 잠시 멈추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필요했던 걸 몰랐는데 이제는 알게 됐다.

 

고은의 시 한 귀절을 좋아하게 된 것도 그 때 즈음이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바쁠 수록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목적을 향해서 달리고 있을 때는 다른 것은 안 보인다.

잠시 노 젓는 것을 멈추고 나를 보지 않으면 결국 나를 잃고 둥둥 떠다니게 된다.

내가 나한테 솔직해 지는 법도 혼자 있는 시간동안 자연스레 알게 됐다.

헛짓거리 하는 시간이라 말하는 이도 있지만 헛짓거리의 휴식이 가져다 주는 달콤함은 상당히 크다.

잠깐씩 머리 속에 떠도는 생각들을 수첩에 적어보기도 하고 SNS에 올려보기도 하고 블로그에 적어보기도 하고…

정리되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모두 꺼내 놓으면 한결 가볍고 행복하다.

 

 

이제는 이렇게 나를 마주하고 있어도 편안하다.

좋다.

– 행복한 저녁 10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