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공문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속)

[발굴] 공문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속)

2002.12.3.화요일
딴지 정치부

지난번 본지의 [발굴] 공문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기사를 선관위에서 보았는지 한참이 지난 12월 3일 구봉숙 홈페이지 담당자 앞으로 다시 공문이 날아왔다.

그 전에 잠깐… 독자 여러분의 편의를 돕기 위하여, 문제가 된 게시물이 무엇인지 잠깐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11월 13일 SBS 아침방송인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아침> 프로에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 여사가 나왔다. 이야기 과정에서 이후보의 중학교 시절 일기장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일기에는 “오늘 양식을 배급받았는데 점점 배급이 좋아진다. 이 정도면 조만간 완전한 조선 독립도 머지 않은 듯하다” 라고 되어 있었다.

그러자 한선교 왈, “중학교 1학년인데 벌써 독립 그런 이야기도 나오네요” 라고 했고, 한인옥 여사가 다시 “예, 일본 담임선생님이 애들을 굉장히 괴롭혀서 어린 마음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고, 그런 얘기를 하대요.”라는 대화가 오갔다.

문제는 이회창 후보가 중1이었을 때는 이미 해방 후인 47년이이었다는 것. 네티즌들이 문제를 지적했고, 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도 성명을 발표 “제2의 병적기록부”라고 씹었다.

그러니까 결국, 중학교 1학년 이회창 소년은 “우리도 완전한 독립이 머지 않은 듯하다”라고 쓴 건데 그걸 한 여사가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착각 (착각인지 고의인지) 한 게 이 사건의 스토리 되겠다.

그걸 씹은 글을 구봉숙 사이트에 [펌]이라고 해서 가져왔는데, 바로 그 글이 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니 삭제하라는 메일이 왔고, 그에 대해 구봉숙 사이트 운영자가 반발하는 메일을 보낸 것이다.

(그 [펌] 글의 내용은, 당시는 47년인데 이회창후보 부친의 친일의혹을 덮기 위해 마치 일제시대였던 것처럼 날조했고, 한인옥 여사는 이런저런 비리의혹을 받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서론이 길었다. 암튼간에, 본지 기사를 보았는지 12월 3일 선관위가 다시 메일을 보내왔다.

수 신 : 김구라홈페이지담당자
제 목 : 답 신

1. 먼저 귀하가 궁금해 하는 귀 사이트를 어떻게 알고 공문을 보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선관위는 인터넷상 게시판을 불법적으로 감시하지는 않습니다. 귀 사이트에 선거법에 위반되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은 우리위원회 사이버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서에 의해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위원회는 신고된 사실에 대하여 반드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귀 사이트에 게시된 글은 위반정도가 경미하여 삭제요청으로 종결처리하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2.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행하지 않을시에는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해 관계법에 의거 고발·수사의뢰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각별히 유념하기 바랍니다.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第82條의3 (컴퓨터통신을 이용한 選擧運動)

①選擧運動을 할 수 있는 者는 選擧運動期間중에 개인용컴퓨터를 이용하여 컴퓨터통신의 揭示板·資料室등 情報貯藏裝置에 選擧運動을 위한 내용의 情報를 게시하여 選擧區民이 閱覽하게 하거나 對諸房·討論室등에 참여하여 選擧運動을 할 수 있다.

②누구든지 컴퓨터통신을 이용하여 候補者(候補者가 되고자 하는 者를 포함한다), 그의 配偶者 또는 直系尊·卑屬이나 兄弟姉妹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서는 아니되며, 공연히 사실을 摘示하여 이들을 誹謗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眞實한 사실로서 公共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③누구든지 컴퓨터통신의 情報貯藏裝置에 第2項의 規定에 위반되는 내용이 게시되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各級選擧管理委員會(投票區選擧管理委員會를 제외한다. 이하 이 條에서 같다)에 이를 申告할 수 있다.

④各級選擧管理委員會는 第3項의 規定에 의하여 申告된 내용이 第2項의 規定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電氣通信事業者에게 컴퓨터통신을 통한 해당 내용의 취급을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⑤電氣通信事業者는 第4項의 規定에 의하여 各級選擧管理委員會로부터 컴퓨터통신을 통한 해당 내용의 취급을 거부·정지 또는 제한하도록 요청을 받은 경우에는 즉시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⑥第5項의 요청을 받은 電氣通信事業者와 해당 개인용 컴퓨터 이용자는 그 요청을 받은 날부터 3日이내에 中央選擧管理委員會에 異議申請을 할 수 있다.

[本條新設 1997.11.14]

第256條 (各種制限規定違反罪) ① (생 략)

②다음 各號의 1에 해당하는 者는 2年이하의 懲役 또는 400萬원이하의 罰金에 處한다. <改正 1995.4.1, 1995.12.30, 1997.11.14, 1998.4.30, 2002.3.7>

1. 選擧運動과 관련하여 다음 各目의 1에 해당하는 者

가. ∼ 라. (생 략)
마. 第82條의3(컴퓨터통신을 이용한 選擧運動)第5項의 規定에 위반하여 各級選擧管理委員會의 요청을 이행하지 아니한 者

2002. 12. 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과장
[사이버전담반 전화 02)502-4515 FAX 02)502-2893]

일단 한번 내질렀는데 이제 와서 꼬리를 내릴 수는 없잖어? 구봉숙 홈페이지 관리자 양반은 다시 아래와 같은 답신을 보낸다.

수 신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과장
제 목 : 답 신

1.
불법적으로 감시하지 않는다는 당신들의 개구라에 대해서 답변드리죠.

먼저 사이버신고센터에 접수되었기 때문에 인지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홈페이지에 그 글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분명히 우리 홈페이지는 철저한 회원제 홈페이지고 회원이 아니면 글을 아예 볼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 선관위는 그냥 신고만 들어오면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판단도 안하고 ‘씨발 이게 웬떡이냐, 때려잡자 만세~’하고 일단 공문부터 때리고 봅니까? 그렇지 않다면 몰래 우리 사이트에 잠입해서 불법적으로 증거를 빼낸 것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어떻게 당신들이 증거를 확보했는지, 그 증거 확보에 불법성이 없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기는 팬클럽이고 팬들만 들어올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 혹시 구봉숙 팬이십니까? 시사대담 알아요? 대답 좀 해보시죠?

그리고 그 글이 실제로 지금 팬클럽 게시판에 있는지 없는지 알아요? 확신하슈? 한번 이야기해 보시라니까? 당신들 명확한 증거도 없이 신고만 가지고 이딴 공문 때리는 것도 직권 남용이라는 거 모르시나? 법을 집행한다는 사람들이 법을 이렇게 모르시나?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삭제를 요구하던가 어쩌던가 하란 말이요.

2.
오호라… 위반 정도가 경미하니까 삭제 정도로 끝나려고 했다고요?

씨발 그럼 이회창을 비롯한 여러 대선 후보들과 그 일당들은 모가지를 따버려야겠네요? 안 그래요? 개소리를 개소리라고 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면 개소리를 한 그 장본인은 선거법을 위반해도 100만배는 더 위반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우리야 공개된 사이트도 아니고 그저 회원들끼리나 노는 공간이지만 그 사람들은 매일같이 신문 방송에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온갖 비방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지 않습니까요? ㅎㅎㅎ 그런 새끼들에 대해서는 현재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법이라는 것에는 형평성이 있습니다. 누구는 그 잘난 ‘정치적’ 문제로 봐주고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말 한마디를 꼬투리 잡아서 윽박질러대는 당신들의 하이에나같은 파렴치한 작태들을 보니 애초부터 공명선거는 물건너갔겠다… 싶은 안타까움이 드는구료.

3.
그리고 내가 참다참다 못해서 한마디 하겠는데.

왜 내가 질문한 건 대답 안하는데? 내가 물어봤지? 왜 누구는 신문 방송에까지 나와서 버젓이 선거법 위반해도 되고 누구는 겨우 말한마디 끄적거린 거 가지고 이지랄을 당해야 되냐고?

왜 그건 대답 안하는데? 할말 없어서 그렇지?

그리고 나 한자 좆도 몰라. 한자 끄적거리지 마. 아니면 해석해서 다시 보내던지. 어디서 한자 나부랭이 끄적거려가면서 사람 가르치려고 들어?

그럼 투표날까지 쥐죽은듯이 입닥치고 신문 방송이 떠드는 대로 듣고만 있다가 투표날 되면 표나 찍으라 이거냐? 우리가 기계야? 뉘집 개새끼야? 말할 권리도 없어?

뭐 유언비어 유포했냐? 싫어서 싫다고 한 것 뿐이야. 회창이건 노씨건 싫으면 싫다고 할 수 있어. 20살 넘게 처먹은 새끼들이 애들이냐? 남이 싫다고 그러면 싫은 줄 알고 그거대로 표찍나? 그럴 것 같으면 아예 초딩들부터 투표권 주지 그래? 그런 똥오줌 하나 못 가릴 거면 머하러 20살 이상만 투표권 줘? 자고 일어나면 신문 방송에다가 유언비어나 떠들어대는 새끼들은 왜 가만히 놔두는데?

아예 신문도 뽀개고 방송도 뽀개. 왜 힘없는 우리한테 이 지랄이야? 니들 신문이나 방송 한군데에라도 그런 거 내보내지 말라는 공문 보낸 적 있어?

왜, 욕먹으니까 열받아? 우리 사이트 컨셉이 이래. 못믿겠으면 정식으로 가입을 하던가 해서 봐. 쥐새끼처럼 뒷구녕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꼬투리 잡아서 껀수 올릴까 궁리나 하지 말고. 억울하면 우리 건들지 말아. 우리가 니네들 건드렸어? 왜 가만히 있는데 건드려서 욕먹고 그래?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그냥 우리끼리 노는데 쳐들어와서 지랄 떨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니가 진짜 선관위인지 메일 해킹해서 사기치는 놈인지는 어떻게 알아? 선관위사이버전담반이라는 놈이 어떻게 메일에 공인 인증서 첨부하는 방법도 모르냐? 정부에서는 이메일 공문에 인증서도 첨부 안해서 보내냐?

하다못해 우편을 보내도 행정우편을 보내야 공문으로 효력이 있는 건데 아니 공인 인증서 하나 첨부 안해놓고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면 진짠지 사기꾼인지 내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데? 하다 못해 길거리에서 불심검문을 해도 나는 검문하는 경찰 신분증을 확인할 권리가 있다는 거 모르나?

겨우 이딴 메일 나부랭이 하나 끄적거려서 보내면 ‘어이구 죄송합니다’ 하고 넙죽 엎드려서 길 줄 알았나보지? 법을 집행하려면 법에 명시된 기본적인 절차를 지켜야 할 거 아냐? 최씨 당신의 그 편의주의적인 발상이야말로 상대방의 인권을 짓밟는 불법이라는 거 모르나?

이런 것들이 법을 집행한다고 나발을 불고 다니니 나라가 이따위고 선거가 뒤죽박죽이지.

씨발 꼬박꼬박 월급에서 까는 내 소득세가 아깝다. 니미럴 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