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채봉] 솎아주기

솎아주기

올해는 친구를 위해

‘아는 사람’을 좀 솎아내야겠어.

만나면 하염없이 떠들어도

돌아서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는

‘아는 사람’

저들에게는 가혹하면서

우리한테는 후한 ‘아는 사람’

그 ‘아는 사람’을

올해는 좀

솎아내야겠어.

그럼

누구를 남겨두냐고?

그야 친구지.

어떤 사람이 친구냐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사람.

함께 침묵하고 있어도

마음 편한 사람,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이지.

                                     .. 정채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