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키스 감상기

 

평소 취침시간 보다 많이 늦었는데…

좋은 영화를 보고 온 이 느낌을 잃어버리기 전에 

빨리 남겨 놓고 싶어서…

횡설수설이지만 빨리 소감들을 남겨봅니다.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글이 조금 더 다듬어지겠죠? ㅎㅎ

연애편지도 밤에는 쓰지 말라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약간 걱정입니다.

 

IT 쪽에서 일하는 사람이 영화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어요?

그냥 영화 키스를 정말 재밌게 봤나보다 하고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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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반 상영관에 처음으로 걸린 영화 키스를 보고 왔습니다.

 

우선 총평부터 말씀 드리면

“지하철로 왕복 2시간 40분씩 걸려서 가서 보고 와도 아깝지 않은 영화” 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옴니버스 영화가 나온다는게 놀라웠어요^^

아마도 좋은 배우, 좋은 감독들이 으쌰으쌰해서 만들었기 때문이겠죠…?

 

 

평소 저는 옴니버스 영화 보기를 좋아합니다.

한정된 시간, 한정된 돈으로 다양한 여러 감독의 영화를 한 번에 본다는 장점 때문이죠…

옴니버스 영화가 ‘영화 장르 자체를 느끼기’에도 좋잖아요 ^^

 

 

옴니버스 영화 “키스”는 잘 차려진 뷔페 같았어요… ㅎㅎ

잡채처럼 잘 버무려져 있지만 따로 먹으면 그냥 그런 음식이 있고

뷔페처럼 따로 먹어도 좋은데.. 같이 먹으니깐 더 좋은..

키스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저는 영화를 볼 때 (특히 인디영화를 볼 때)

제가 감독이라면… “저 부분을 어떻게 찍었을까…?” 

제가 기자라면 .. “어떤 부분을 감독에게 물어볼까..?” 라는 생각을 갖고 봅니다.

그러면 더 영화가 재밌고 다르게도 보이기 때문이죠…

오늘 영화 “키스”는 정말 그런 감독이나 기자 관점에서 보기에 적합한 영화였어요…

생각할 거리도 느낄 거리도 참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저만의 옴니버스 영화를 재밌게 알차게 보는 방법은…

<내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드의 순위>를 정하면서 보는 방법 입니다.

8개의 에피소드 모두에 하나하나 순위를 다 달을 수는 없지만

특별히 좋았던 3개 에피소드만 골라봅니다.

 

 

저는 가장 영화라는 장르의 장점을 잘 살린 “소녀시대”가 참 좋았습니다.

스토리도 매우 탄력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잘 살려주신 거 같아요…

아삭아삭하고 달콤한 잘 익은 사과를 먹는 느낌?

 

특히 키스신!! ㅎㅎ 스포일러는 못하겠고 꼭 보세요!

아 그런…존경과 감사와 복종의 키스 개인적으로 참 좋아요… ㅎㅎㅎ

키스 해달라고 얘기하는 ‘새별’의

무표정한데 살아있는.. 자신감 있는 표정도 좋았어요…

꼭 직접 확인해 보시길…

 

 

다음 좋았던 영화는 “고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고 얼핏 들으면 흔한 얘기 같은데…

배우의 힘으로 잘 풀어냈고 감독님은 그걸 참 잘 담아냈습니다.

마지막 용서와 사함의 이마에 키스.. 너무 좋았어요…

참 여운이 많이 남는 따뜻한 영화 였습니다…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 배치는 정말 ‘신의 한수’ 였습니다.

 

아쉬운 점… 아니 제가 감독이었다면 추가 하고 싶은 것은

신부님이 조금씩 신자의 얘기에 귀기울이게 되면서.. 

“내가 사제직을 맡고 있다라는 사실에 감사함” 을 느끼고

“바닥에 있는 사람을 도우라는 하느님이 주신 사명”을 깨달으며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을 좀 더 보여주는 몇 컷 입니다.

 

 

다음 좋았던 영화는 “행복한 오후 2시” 입니다.

일단 상황 설정이 재밌었고 대사들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빙판 얘기요…

짝사랑 해 본 사람들만 그 느낌 이해하실 수 있겠죠?

그래도 세상의 마지막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다니 얼마나 큰 행복인가요…

 

행복한 오후 2시 아나운서 역할 맡으신 분은 진짜 아나운서 분을 모셔온 줄 알았어요..

이미지도 그렇고 목소리가 참 좋았거든요…

PD 역할 맡으신 배우님도 잘 생기시고 두 분다 모두 선이 고우셔서 그런지

영화 시작하자마자 바로 몰입… ㅎㅎ

에피소드들 중에 제일 예쁜 키스신을 만드셨던 거 같습니다!! 

아나운서가 이쁜 건 통념이 그러니 이해하겠지만 왜 PD도 잘 생겨야 하는 거죠? 왜죠? ㅎㅎㅎ 

 

 

8개 에피소드들이 모두 영화의 디테일들이 좋고

주인공들의 대화로 영화를 끌고 가는 부분들이 많아서

게다가 대사들도 너무 훌륭해서…

같이 갔던 친구와 함께 ‘작가분이 연극 대본 위주로 작업하셨던 분인가 보다..’ 했는데

아니였어요!!

반전!!! ㅎㅎㅎㅎ

 

 

머리로 바로바로 이해하는 대사들만 반복되는

식상한 요즘 트렌디 드라마/영화들과는 달리

가슴으로 느껴야하는 대사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영화 한 번 더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아쉬었던 점도 말씀 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질문을 했었는데…

“고해”를 마지막에 배치한게 전략이 있었다면…

여운을 남기고 싶었다면…

에필로그는 바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관객들이 여운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당황해하지 않도록

조금만 더 배려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여운을 즐기고 있는데 뺏어 버리니…에필로그가 정말 미웠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서운해서

‘에필로그가 감독과 배우들의 쫑파티를 찍어논 거 같다’라는

일종의 분노(?)의 감정도 느껴졌어요… ㅎㅎㅎ

 
 
 

다른 에피소드들도 모두 모두 좋았어요… 

전부 각자의 색깔을 지닌 개성있고 유쾌한 영화였습니다.

배우들의 관록과 열정…

그리고 감독들의 투지와 노력이 많이 녹아 있는 거 같아요…

 

 

정말 행복한 하루의 마무리였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해서 보석 같은 영화 “키스”를 만드신 분들께

감사와 존경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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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처럼 질문이 많이 남는 영화도 없는 거 같아요.. ㅎㅎ

 

영화 보고 난 후 질문..? 

1) 왜 부모님의 사랑/키스는 없었을까요?

2) “키스 미”에서는 카메라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여러 번 전환되는데 누구의 시점이었을까요?

    그 젊은 여자 해설자는 누구였을까요?

    그 여자 해설자 분은 주인공 경덕과 어떤 사이인 사람이었을까 궁금했는데 끝내 안 밝혀지고 끝나버렸어요…

3) 이 영화 왜 청소년 관람 불가죠?

4)”달인”은 녹음이 잘 못된 건 아닌 거 같고…

     소리와 화면이 싱크가 여러 번 안 맞았었는데 혹시 고의였을까요? 

 

 

영화 키스 관계자 분들께 의견 한마디))

1) 영화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 때 “별점을 네이버에…” 라고 말씀하셨는데

‘적도 알고 나를 알아야’ 살아남듯이 고객을 바로 알아야 살아남겠죠?

영화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나 독립영화를 챙겨보시는 분들은 네이버 별점 관심 없을거 같습니다.^^

차라리 블로그나 SNS에 한 마디씩 좋은 말씀 해달라고 하시는 게…

 

2) 보석 같은 이 영화를 돋보이게 할 다른 마케팅 방법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영화 보신 분들께서 자발적으로 글을 올릴 수 있도록 분위기만 조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