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 나는 10원짜리만도 못한 놈이다

        제목 : 나는 10원짜리만도 못한 놈이다

  난 10원짜리도 아니였다.
        
        얼마 전에 여친이랑 길을 가다가
        길에 떨어져있는 10원짜리를 발견하고
        동시에 그 돈을 줏으려다가

        그녀는 치사하게 발로 내 손을 밟았다.
        
        물론, 그녀는 돈을 밟으려던 수작이였겠지만,

        – 야!
          10원 줏으려고 친구 손을 밟냐?
          10원이 나보다 중요하단 말이냐?

        – 응-_-;

  난 100원짜리도 아니였다.

        하루는 그녀의 핸폰이 하루종일 불통이였
        던 적이 있었다.

        혹시나, 뭔 일은 생긴 건 아닐까 하는 맘에
        전화걸고 또 걸고.. 메시지도 날리고, 음성
        도 남기고..

        그러다가 어찌어찌 연락되어서 그녀를 만
        났다.

        – 야!
           왜 전화 불통이야! 전화 음성 남겼으면
           전화라도 해야할 것 아냐!
        
        – 밧데리가 없어서 그랬어.

        – 그럼 공중전화라도 해야 할 것 아냐!

        – 100원도 없었어.

        하지만, 그날 버스에 올라타는 그녀의 손에
        서 발견된 수북한 100원짜리 동전들..

        그녀에게서 난 100원짜리 동전만도 못한 존
        재였던 거시다.

  난 마시마로 인형도 아니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기가차서 난 버스에
        올라타는 그녀는 붙잡았다.

        – 그 동전.. 뭐냐?

        – 아.. 이거.. 어머 있었네!

        – 야!

        – 실은 말야.. 전화 했었는데.. 어.. 그러니까
           오빠 전화 안되서 그냥 말았어.

        – 한번 안된다고 그냥 마냐? 두번 세번 해야
           지..

        – 한번 안되면 두번해도 안되.. 그니까 안했
           어.

        하지만 그날 저녁에 마시마로 인형을 뽑기 위
        해서 오백원짜리 동전을 5번도 넘게 집어 넣
        는 그녀의 모습..

        – 그 인형 포기해라.. 한번 안되면 다신 안된
           다면서..

        – 아냐.. 열번은 해야지..

        
  난 아이템 훔쳐간 사람만도 못한 놈이다.

        영화 보여달라던 그녀의 말..

        금요일날 야근하고 토요일 아침에 예매하고
        주욱 극장 앞에서 기다리는데..        

        나타나야 하는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띠리리링~

        – 여보세요! **니? 어디야? 집이야? 뭐해?

        – 디아해. <= 디아인지 리니지 인지.. 잘 모르겠음

        – 영화 안보고?

        – 누가 내 아이템 가져갔단 마랴.. 그 넘 기
           다리고 있어..

        – 그럼 나는?

        – 아이템 가져갔다니까안!.. 이 넘 만나기 전까진
           안가!

  난 백만원이다!
          

         얼마 전에 그녀가 나에게 이런 걸 물어본 적이 있다.

          – 내가 오빠더러 천만원만 꿔달라고 하면 꿔줄꺼야?

          – 아니.

          – 치이~

          천만원은 못 꿔주겠다. 하지만 10억원 꿔달라면 꿔줄꺼다. 천만
          원때문에 고민고민하는 거.. 너랑 비교하는거.. 싫다. 넌 1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아니.. 그 이상으로..

        – 난 오빠가 돈 꿔달라면 백만원까진 꿔줄 수 있어..

        그래.. 난 백만원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