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사] 예뻐지기 위하여…

예뻐지기 위하여…

오늘 하루.

참 맛있어 보이는 삼겹살을 애써 외면하며
저 한조각 고깃살의 칼로리를 따졌어야 했지

요번달 잡지를 뒤적이며
유행하는 화장법과 패션을 열심히도 연구했고

돈 없어 등골이 다 휘시겠다는 어머니께
옷투정, 신발투정, 화장품 투정

저녁시간 텔레비젼 보는 내내 팔다리를 흔들어
정신 사납다는 핀잔도 감수했고

잠들기전 5분은 열심히 열심히
종아리를 소주병으로 문지르며

그렇게 하루를 보냈지

이뻐지기 위해 발악하는
나, 혹은 우리들을
머리비었다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쩌겠니,
이쁜 여자 보면 환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싫어도 머릴 비울 수 밖에.

다이어트 하는 여자들을 보고
몸에 칼까지 대어가며 노력하는 여자들을 보고
비웃는 사람들은

미스코리아들 수영복 입은 모습에 침흘리지 않고
이쁜 여자들의 실수는 무조건 용서한적 없는지
안 생겼다 싶은 여자 지나갈 때
뒤돌아 서서라도 낄낄거린 기억은 없는지
통신상으로 만났을땐 정말로 맘에 들었는데
직접 만나니 폭탄이였니 어쩌니를 말한적 없는지

능력있는 여자, 착한 여자가 최고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 말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생각 해 본적 있기나 한지

누구를 위한 발악이며
누구를 위한 비웃음인지

미의 기준, 그 잣대를 긋는 사람
그 잣대에 맞추지 못해 난리피는 우리
그리고 그 잣대 맞추지 못하면 상대도 안하는 너희

웃기게 돌아가는 세상에
서로가 서로를 비웃을 수 밖에 없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쁜게 좋지 않느냐는 사람들
선택당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가련한 여자들이라 비웃는 남자들

더 좋은 조건의 남자를 선택하기 위해
치장하는 것 뿐이라고
택도 없는 것들이 눈만 높다며
비웃는 여자들

누가 누굴 선택하기 위해
선택 당하기 위해
살아야만 하는지

물론
그래도 이쁜게 좋지
잘생긴게 좋지
좋기는 좋지

알면서도
삼겹살 고기한점에 대한 미련이
옷 한벌에 바닥난 이번달 용돈에 대한 안타까움이
오늘 하루도 주름살만 늘으신 어머니에 대한 죄송스러움이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지어내고
결국엔 스트레스성 지방 한겹을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