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씨] 새우깡의 별명을 아는가?

새우깡의 별명을 아는가?

King of snack 혹은 감미류의 지존, 깡 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새우깡이 100원으로 시작해서 현재의 3000원(노래방 새우깡)에 이르렀지만

그 가격에 대해서 불만은 없다. 누가 생각해도 가장 양심적인

가격대 용량이다. 요새 봉지에 반만 들은 스낵이 500원 이상의 것들이 난무하는데

다들 정신차리고 새우깡 만큼만 꽉꽉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분에 대해서도 새우깡은 단연 최고의 과자다.

새우깡 특유의 짭짜름한 맛은 그 어떤 스낵에서도 흉내낼 수 없다.

건방진 몇몇 메이커들이 짜가리 새우깡을 만든 시절이 있었는데

다들 오리지날 새우깡에서만 맛 볼수 있는, 황금비율의 짭짜름함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무릅을 꿇었었다.

최근에는 농심 내부에 더러운 자식이 생겼는지.. 시건방진 짓을 한다.

‘알새우칩’ 이란 것인데

아마도 이 유구한 세월동안 지존의 자리를 지킨 킹오브 스낵의 자리를 탐내어

포테이토 칩이 난무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답시고

감히 새우를 칩으로 만들어서, 마치 새우깡의 후속작인양 행세하는 것이다.

그러나..새우라는 엄청난 메리트를 가졌음에도

그 맛이 부실하고 짭짜름함의 극의에 도달하지 못하여

‘케찹이나 아일랜드 소스’에 찍어먹으면 맛이 좋다는 점 따위나 이용하여

몇몇 우민들에게 팔아먹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의 새우깡은 묵묵하게 지존의 풍모를 지키는데 여념이 없다.

‘오징어 먹물 새우깡’ 이란 것도 있었다.

이 제품은 정말 새우깡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준

시대착오의 산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오징어맛이 난다면 오징어깡 이란 말을 붙일 것이지,

단지 모양만 흉내내어 감히 지존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건 왜 인가?

결국엔 역사의 쓰레기가 되어 버렸지만

잠시나마 몇몇 우민들을 상대로 새우깡의 이미지를 실추 시키는

빌어먹을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400원으로 가격 인상을 하는 과정에서도 우리의 지존은 소홀함이 없었다.

몇몇 쓰레기 스낵들이 가격인상의 핑계로 참새눈물만한 양을 늘렸느니

봉지가 왕따시만큼 커졌느니 하지만

새우깡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여 등푸른 생선에 들었다는 DHA를 첨가하여

자라나는 새싹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않았으며, 아직도 황혼의 나이에

자신을 사랑하는 중.노년 층을 위해 치매방지 차원에서 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또 마케팅은 어떠한가?

새우깡의 CF송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塞友康 (새우강) – 멀리에 있는 벗의 편안함을 바라며…..

遜理假寥 損耳佳 塞友强愛 飡罹價料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강애 손이가요

겸손을 다스려 거짓함을 자제하니 아름다운 것만 가려서 듣도다..

멀리에 있는 벗을 변함없이 사랑하니.. 값진것을 얻을때도 벗에게 주고 싶다.

阿李遜 蘖慇遜 自求滿 孫利加

아이손 얼은손 자구만 손이가

언덕에 오얏나무 변함 없으니 자신의 처지만을 한탄하지말고

스스로 만족함을 깨우쳐 후손에게 이로움을 주리오..

語對書娜 塞友康 焉災遯止 塞友康

어대서나 새우강 언재둔지 새우강

물음과 답을 아름다운 글로 멀리있는 벗의 편안함을 바라니…..

비록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나 어찌 그대에게 재앙이 오리오!?

雨罹逗罹 櫛居要 農心塞友康

우리두리 즐거요 농심새우강

비가와 근심이 머무른다 하여도 삶이란 다스림이 중요한것이니..

농부의 마음으로 멀리있는 벗의 편안함을 바라도다…

꽤 오래된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일관된 자세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가사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지 않는 부분이 없다.

세대간의 벽을 잊게 만드는 구절 (아이손 어른손 ~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을만치 자연스러운 친숙함.

삼면이 바다인 반도국가로써의 프라이드를 나타내는 애국심.

(동해바다 새우깡~ 서해바다 새우깡~ / 남해는 새우가 안잡히던가…)

최근에는 SES라는 소녀들이 불러서 더욱 감칠맛 나는 노래가 되어버렸다.

만약에 SES가 새우깡 노래를 싱글 앨범으로 낸다면 꼭 살 생각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애국가 다음으로 좋아하는 노래가 되어버렸다.

술자리에서도 새우깡은 뗄레야 뗄수 없는 안주다.

조금은 소양이 부족한 업소에서는 새우깡을 제공하지 않는곳이 많지만

맥주와 더불어서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안주로도 정평이 나있다.

소주와는 다소 소원한 관계이긴 하지만

깡소주 마실때 곁들여 먹어주면 입맛을 잃지않고 같은 페이스로

술자리에 임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우스개에는 담배를 피는 학생을 감별하기 위한 용도로

새우깡을 잡게 하는 이야기도 등장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직접 자신을 실험해 본다면 그 우스개를 단순하게 넘길수는 없다.

왜냐? 새우깡이 가진 크나큰 메리트는 단연 ‘짭짜름함’ 이다.

오직 이 맛때문에 새우깡이 존재하는 것인데.. 그걸 털고 먹는다니

아마도 이런 우스개는 진정 새우깡의 진면모를 망각한

크나큰 과오란걸 알아야 한다.

(더불어 담배를 끊으라는 메시지로 알고 넘기겠다)

가끔씩 새우깡을 먹다보면 하나 정도는 이상한게 등장한다.

생산공정의 불량율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과정에서 탄생하는게

‘왕새우깡’과 ‘농축새우깡’ 이다.

왕새우깡은 보통의 것 보다 2배 이상 긴 것이며

농축새우깡은 쫄쫄 쫄아서 거무티티한 빛깔이 나면서

그 맛이 3배는 진한 개체를 말한다.

흔히,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새우깡이 들어있는 봉지를

‘원 오브 사우전드’ 라고 하는데, 이런걸 발견하는 날이면

감격의 눈물이 말도 못하게 흐른다. 콧물도 흐른다. 훌쩍.

하지만 요즘은 생산공정의 최신화 때문인지 이 것을 발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요 , 로또복권 당첨 만큼 어려운 일로 되어 버린 것이다.

그만큼 이 새우깡을 소유하는 자는 행운이 깃든다는 이야기다.

내가 앞으로 발견한다면 소중하게 보관할 생각을 갖고 있다.

먹고싶은 유혹에 몸서리와 소름이 두들두들 돋겠지만

미래의 자손에 알릴 사명으로 소중히 간직하겠다.

어떨땐 그런 생각이 든다.

허준이 동의보감을 집필할때 새우깡이 있었다면 .. 단연 그 속에

당당한 한 페이지를 차지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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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 집안 식구들이 전부 나를 버리고 어디론가 놀러가서

이틀동안 새우깡 스무봉지로 연명을 했었다.

어릴때와 달리 전혀 질리지 않았다.

놀라운 체질변화라고 새삼 감탄하며 몇 봉지 더 사서 먹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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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푸르름을 자랑하는 상록수 처럼

세월이 가도 변치않을 스낵의 왕으로써 영원히 국민과 함께하길

간절한 기도와 함께 새우깡에 대한 예찬을 마칠까 한다.

내가 늙으면 그때쯤엔 비아그라 새우깡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끊임없는 사랑을 바친다.

나의 사랑 나의 새우깡.

** 이 글을 오리온 초코파이를 사랑하는 이들과도 나누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