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행복한 게 머에요…?

배반장은 이스의 후배입니다…

한살어린 어리지만 이스는 ‘얘기야’라고 부르는 후배죠…

참… 거시기한 후배에요…  -_-

(아.. 반장이라는 말은 동아리에서 붙은 말인데…

아직까지도 반장이라고 부르네요… ^^)

친한 후배도 많지만…

진식이나 배반장이 정감 가는 이유는

단지 돌쇠 근성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배반장이 싫어할지도 모르지만…

녀석은 저와 너무 많이 닮았습니다…

학교를 벌어다녀야한다는 근성도 닮았고…

남자는 뭐니뭐니해도 자신감이라는 그런 면도 닮았고…

구차한 거짓말은 아예 않는 항상 솔직해야하는 면도 닮았습니다…

며칠전 배반장과 술을 마셨습니다…

졸업반인 이 친구도 다른 4학년들처럼 취업전선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 솔직히 뭐 좀 하려 해도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

하지만 이 친구는 그런거에 거의 개의치 않는 거 같습니다…

하긴 배짱 하나는 두둑한 놈이죠… ^^

술을 마시다 배반장이 묻습니다…

        ” 형 대기업 다니니 좋아요?

          거기서 뭔가를 발견했어요?

          대기업이 좋긴 좋아요…? “

        ” 하하..  그냥 그래… “

        ” 형.. 전 회사생활 잘 못할 거 같은뎅…
        
          별로 잘 다니지 못 할거 같은데…

          체질에 영 안 맞는 거 같은데… “

        ” 하하 짜식~~!  
        
          단체 생활 잘 하잖아…
        
          군대도 갔다왔구 같이 일하는 아저씨들한테 사랑도 받고…
        
          회사 생활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

        ” 그냥요… 알죠.. 자기 자신은 자기가 알죠… “

        ”  …. “

        ” 형… 행복하다는게 어떤 거에요…? “

          ……………

          ……….

아… 그러고보니…

조금 의심스럽네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제 체질인지…?

대답을 못 하는 이스.. 얼굴만 빨개집니다…

그냥 어쩔 수 없이 얘기했습니다…

        ” 그래도 좋잖아…

          일단 경험 한 번 해보고

          [너의 체질]이란 걸 얘기해봐…

          회사생활 경험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니가 나중에 무작정 덤빈다고 회사가

          [네~~!] 하면서 잘 받아줄 거 같아…? “

라고 몰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별다른 대꾸는 안 하네요…

하지만 여전히…

        ”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잘 할 수 있을지….”

그러고 보니…

배반장이 잃어버렸던 제 꿈을 다시 깨우네요…

구속받지 않고 ‘새로운 일들… 하고 싶은 거 하며 살겠다 ‘ 며

굳게 다짐했던 옛 기억을 깨워주네요…

크~~

후배가 던진 돌에 맞으니 꽤 아픕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저도 제 삶에 끌려 여기까지 오고 말았네요….

[ 자기 자신은 자기가 알죠… ] 라는 말에…

가슴 한 쪽이 저미기도 합니다….

얘기 끝에 배반장은 크로스 카운터를 날립니다…

        ” 형… 그건 타협이에요…. “
        
        

털썩….

결국 이스는 그렇게 KO 되고 말았습니다…

그냥 그렇게 남들처럼 사는게 편해서…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인 거 같다고

저도 모르게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런 저에게 후배는 ‘정신 좀 차려보세요…’ 하네요…

자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죠?

당장 지금 이 똥물에 담근 발을 빼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적당히 모른 척 하고 살아야 할까요…?

남들과 똑같이 사는 건 안 좋은 거라고

영화와 책에서 배워와서 그런 걸까요…?

정말…

빡빡하고 치열한 그런 바쁜 도시 생활은

유유자적한 시골에서의 풍요로움에 비할 바가 아닐까요?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은 거 같은데…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내가 하고 싶던 일은 맞는데…

뭔가 부족한 거 같기도 하고…

행복한 고민입니다.

   ” 형~ 행복한 게 머에요…? “

제 가슴에 그렇게 단비는 계속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