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날도 아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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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보지 못 했던 에세이다. 아니, 지금까지 접할 수 없었던 자기 계발서이다.

그것도 내 연배, 아무데도 끼지 못 한… 예전에 잠시 언론에서 X세대로 분리된 적 있지만 전혀 의미 없던

IMF 직격탄을 맞은 세대와 연결된 그 다음 세대의 이야기다.

 

하이텔, 천리안 세대가 아니라 ‘나우누리, 유니텔’ 을 거쳐 인터넷에 안착했던 그 세대들의 풋풋함이 잘 녹아 있다.

사회에서는 전혀 주목 받지 못하고 소외 당하고 있는 세대의 인생사와 격려서라고 할까?

(작가는 서문에 ‘어제보다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성공도 실패도 아닌 그냥 이렇게 소처럼 묵묵히 가는 인생도 있답니다.‘라는 기막힌 표현을 사용했다.)

 

[아무 날도 아닌 날] 에 담겨 있는 인생 진리들 때문에 나는 자기 계발서라고 부르고 싶다…

형들도 친구들도 알려주지 않고 직접 몸으로 깨지면서 배웠던,

또는 나도 언뜻 알아채고 있었지만 뭐라 말로 표현하지 못 했던 것들을

작가는 참 맛깔나고 담백하게 표현한다. 가슴에 확 와 닿게… 하, 몇 번을 무릎을 치며 읽었는지 모른다.

 

역시 인생은 대단하지 않아도 안심이야.

 

나를 둘러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즐겁다

사람들은 즐겁다.

 

결국엔 무례하지 않으면 될 일 아닌가? 모난 돌에 정 맞는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른다. 가파르고 험한 길을 만나게 되면 누구든 모난 돌에 발 디딘다.

 

 

읽기 쉬운 글이 좋은 글, 훌륭한 글. 작가의 에세이는 현란한 수식어도 없고 쉽게 읽혀서 좋다.

가끔은 내가 정비석의 삼국지를 읽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착각도 했다.

그게 작가의 내공을 바로 보여주는 것 같다. 평양냉면 같기도 하고 잘 구운 교자 같기도 한 글맛.

그의 인생 얘기들이 하나 같이 소중하다. 서문 포함 50개의 꼭지글이 모두 다 좋다.

 

그녀가 40대가 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 했거나, 새롭게 느껴지는 인생의 다른 맛들을 이렇게 또 글로 풀어주면 좋겠다.

아니 그래주길 간절히 빈다.

 

해외 출장과 개인 사정으로 작가의 팬미팅에 참석하지 못 한게 정말정말 천추의 한이다.

 

PS : 두번 읽지 않으면 감상평을 올리지 않기로 한 결심 때문에 올리지 못 하다가 이제서야 올린다.

처음에는 ㅋㅋㅋㅋ하며 2시간도 안 돼 다 읽었다면, 두번째 읽을 때는 울컥하며 밑줄 그으며 6시간에 걸쳐 읽었다.